동문오피니언
김두환(82회)의 미래 엿보기/‘중력파’ 검출을 통한 격변적 미래사회 변화 예측(퍼온글)
본문
퍼온곳 : 기호일보(16. 2.29)
‘중력파’ 검출을 통한 격변적 미래사회 변화 예측 (2)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 겸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
▲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
2016년 노벨 물리학상을 예약해 놓은 ‘중력파’ 검출은 신이 인류에게 100년 만에 준 선물이라고 한다.
1915년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예견한 ‘중력파’의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100년 동안 연구해 온 인간의 집념에 대한 우주의 선물이다.
그러나 우주는 현재에 와서 인류에게 시그널을 보낸 것이 아니고, 어쩌면 태초부터 이런 시그널을 계속 보냈으나 인간이 이를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중력파’ 검출을 학술적으로 말하자면 ‘라이고’(LIGO·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기)에서 10억 광년 떨어진 곳에 존재하는 두 개의 거대한 블랙홀이 충돌하며 발생한 신호를 검출해 낸 것이다.
빛의 속도로 가도 10억 년이 걸리는 거리에서 약 0.1초의 충돌시간에 발생한 신호를 검출한 것이다. 한마디로 상상으로도 생각할 수 없는 현상을 측정한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바로 ‘라이고’라는 관측기이다.
과학의 발전은 곧 관측기의 발전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관측기는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도구이다. 즉, 새로운 관측기를 통해서만 새로운 패러다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중력파는 블랙홀 내부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 근처에서부터 발산되며, 이곳을 지나간 물체는 다시 돌아올 수 없다. 마치 시간이 현재에서 미래로만 가는 것처럼 되돌아올 수가 없다. 이 특이점에 들어가면 다시 되돌아올 수 없기 때문에 특이점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알 수가 없다.
라이고 실험에 참여한 이론물리학자인 킵 손이 대본 작업을 도운, 한국에서도 상영된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사건의 지평선’ 근처에서는 시간이 엄청나게 느리게 흐른다.
그 뿐만 아니라 시공간 4차원을 초월한 고차원 공간에서 주인공인 쿠퍼가 과거의 딸인 머피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장면이 나온다.
관객들이 단순한 영화의 한 장면으로만 생각한다면 큰 혼란 없이 소화해 낼 수 있겠지만, 이 장면이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사건의 지평선’에서 날아온 중력파의 정보가 인류 문명을 어떻게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예측하는 것 자체도 두려울 것이다.
요사이 ‘시그널’이라는 드라마가 호응을 얻고 있다. 20여 년 전의 형사와 현재의 형사가 낡은 무전기를 통해 교감하며 장기 미제사건을 해결하는데, 현재의 형사가 전달해 준 정보로 인해 과거의 형사가 문제를 해결할 때 현재의 상황이 예측불가능하게 변한다.
과거는 현재에 영향을 주고, 현재는 미래에 영향을 주고, 다시 미래가 과거에 영향을 주게 된다면, 만약 잘못된 경로를 선택하게 될 때 뫼비우스 띠처럼 무한 반복 경로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리이론은 시간을 거슬려 올라갈 수도 있으며, 무한히 먼 거리도 단숨에 이동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에만 머물려 있는 것이 아니라 시공간의 4차원에도 존재할 수 있고, 더 높은 차원으로도 물질이 존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인간이 생각하는 상상의 저편까지 물리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지난번 기고에 물리학자이자 미래연구가인 나는 두 가지 관점에서 ‘중력파’ 검출의 중요성을 논하면서, 먼저 우주 생성 및 진화의 비밀의 문을 열 열쇠를 얻었다는 이론핵물리학자 관점을 자세히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미래연구가 관점으로 경이로운 과학의 발전보다도 격변적인 미래사회 변화를 일으킬 패러다임 변환(paradigm shift)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과학혁명의 구조」의 저자인 토마스 쿤이 꼽은 패러다임 변환(paradigm shift)의 대표적 과학자 중 하나가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1473~1543)다.
지동설은 단순히 AD 127~145년경에 활동한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을 대체하는 정도가 아니라, 우주를 바라보는 체계 자체를 전혀 다르게 접근하는 것이다.
시력이 약한 사람이 멀리 볼 수 있는 안경을 끼는 정도가 아니라, 귀신 같은 영적 존재를 보는 안경을 끼는 것 같은 파격적 변화이다. 지동설을 필두로 한 과학혁명은 산업화혁명을 이루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인류문명을 만들었다.
다가올 미래는 과거의 경험으로 유추될 수 없는 격변적 미래사회가 될 것이다. 격변적 미래사회 예측을 위해서는 현재의 패러다임 변환이 필수적이다. 사고의 창발이 없다면 인천의 꿈도, 대한민국의 미래도 확신할 수 없다.
2016년 02월 29일 월요일 제10면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