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북광장 스케이트장(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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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12.10)
[조우성의 미추홀] 북광장 스케이트장
<1535>
인기 스포츠인 야구와 축구가 인천을 통해 조선팔도 곳곳에 전해졌다는 것은 두루 아는 이야기지만, 스케이트가 언제 도입됐는지에 대한 기록은 확실한 것이 없다. 개항 직후 조계지에 살던 양인(洋人)들에 의해 전해졌으리란 추측이 있을 뿐이다.
▶'빙상 운동회'가 신문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08년인데, 그것도 일인들이 평양 대동강에서 연 것이었다. 1917년에 이르러서야 인천 소재 '조선신문사'가 한강 철교 부근에서 '빙활(氷滑) 대회'를 개최한 것이 인천 최초의 스케이트 관련 흔적이다.
▶아직 지역 내에 스케이트장을 열 엄두를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호회인 스케이트구락부가 인천에서 조직된 것은 1923년 12월이었다. 산수정(山手町·현 송학동) 기독청년회가 궁정(宮町·현 신생동)의 요정 '팔판루(八板樓)' 앞 광장에 빙상장을 마련하고 부원을 모집했다.
▶그 이듬해엔 인천고등여학교가 주안역 근처 빙상장에서 연중행사로 스케이트대회를 열었고, 인천기독교청년회는 축현역 앞 연못에다가 스케이트장을 만들고 회원을 모집했다. 그 후의 인천 지역 빙상경기대회는 대개 송림리(松林里) 빙상장에서 개최했다.
▶지금의 동구 송림동 일대에 널따란 논들이 즐비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경성제국대학 재학 시절인 1932년부터 4년간 아이스하키부 선수로서 전 일본대학대회와 전 일본도시대항대회 등에서 맹활약을 했던 신태범 박사, 1960년대에 스피드 스케이트로 내외에 이름을 날렸던 이박 선수, 연수여고 출신으로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의 스타 이은별 선수 등이 빙상 인천의 이름을 빛낸 분들이다.
▶바야흐로 스케이트 시즌이 돌아왔다. 동구청이 큰 맘 먹고 썰렁했던 동인천역 북광장 자리에 스케이트장을 마련했다고 한다. 발상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개장식이 매끄럽지 못했던 모양이나, 원래의 취지를 잘 살려 주민의 건강과 인근 상권 부활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12월 10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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