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해외 문화재(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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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12.18)
[조우성의 미추홀] 해외 문화재
<1538>
수년 전, 한국이민사박물관(중구 북성동 소재)에 전시할 유물 구입 차 프랑스 파리를 다녀온 일이 있었다. 그때 우정 시간을 내어 찾아간 곳이 지하철 9호선 예나 역 인근에 있는 국립 기메 동양 박물관이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아시아미술관으로 정평이 나 있는 명소였다.
▶뜻밖에 조선 시대것으로 뵈는 잘 생긴 문인석(文人石)이 입구 양쪽에 서서 일행을 반겨주었다. 에밀 기메가 1879년에 세웠다는 박물관 3층에는 한국, 중국, 일본의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아시아 각국의 미술품 중에서도 고려의 '수월관음도' 등이 유독 찬연한 빛을 뽐내고 있었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스미소니언박물관을 찾은 적도 있다. 스미소니언은 놀랍게도 대한제국 전후기의 솥, 주전자, 빗자루, 물뿌리개 등 각종 생활용품과 남녀 의복 등을 꼼꼼하게 수집해 소장하고 있었다. 언젠가 KBS에서 소개한 일이 있는데, '컬랙션'의 내용이나 질은 미처 상상도 못한 수준이었다.
▶1846년 영국인 과학자 제임스 스미손의 기부금으로 설립한 이 박물관은 국립자연사박물관, 국립역사기술박물관 등 19개의 박물관ㆍ미술관ㆍ도서관 등 각 분야를 망라한 인류 유산을 소장한 종합박물관으로 세계 최대의 규모이다.
▶일본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미술관'에서도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1982년 아타카에이치(安宅英一)란 이가 수집한 도자류를 바탕으로 설립한 곳인데 고려와 조선의 명품(793점) 도자기는 다 모아놓은 듯싶었다. 후에 이병창(李秉昌) 박사의 수집품 363점도 기증받아 명성을 높였다.
▶한때 필자는 일본에 우수한 문화재를 빼앗겼다는 반감과 함께 시새움을 가졌었다. 그러나 이 미술관이 우리 전통 도자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전 세계에 그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과연 '해외문화재 되찾기운동'만이 능사일까 되짚어 보게 됐다.
▶최근 국외소재문화재단이 122년 전 시카고만국박람회 때 출품했던 전통 '방패연'과 '얼레'의 실물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박물관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국내에는 없는 연구자료를 그간 보존해 준 대학 박물관이 마냥 고맙게만 여겨진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12월 1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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