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작은 도서전(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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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11.12)
[조우성의 미추홀] 작은 도서전
<1525>
1993년 1월 19일, 정부는 그 해를 '책의 해'로 선포했다. 본격적인 금속활자인 계미자를 만든 지 590년, 신식 연활자 도입이 110년 되는 해를 맞아 우리 출판 문화의 전통과 우수성을 내외에 알리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국가 문화행사였다.
▶당시 본보 문화부장이던 필자는 그에 맞춰 '인천도서100년전'이라는 지역 사상 초유의 도서전을 기획했다. 박종우 시장,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이기상 영진공사 회장, 김순배 대한서림 사장, 김정치 인천도시가스 사장 등이 큰 도움을 주셨다.
▶문병하 본보 초대 사장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음을 물론이고, 애서가인 신태범, 오종원, 최성연, 김재은, 신호용, 이영호, 이향, 조건호, 유직규, 이광훈, 전순룡, 정승열, 김중석, 전도진, 장주봉 선생 등이 애지중지했던 책을 흔쾌히 출품했다.
▶그와 함께 고서 수집가인 구자룡, 안정웅, 김태길, 신연수, 최웅규, 서상진 선생 등이 일반인이 좀처럼 보기 어려운 희귀 도서를 대거 내놓았다. 작곡가 김점도 선생은 평생을 두고 수집해 온 일제강점기 때의 각종 대중음악 관련 자료들을 선보여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주안감리교회 한경수 담임목사께서도 기꺼이 국내외의 귀중한 성경(聖經)들을 제공해 주셨는데 후에 인천국제성서박물관의 근간이 되었으며, 인천시립도서관과 인천상공회의소가 소장하고 있던 귀중본들도 안복을 누리는 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당시 KBS, MBC, SBS TV 등 거의 전 매스컴들이 시민회관 전시장을 찾았고, 둥지출판사 황근식 사장은 두 트럭분의 책을 관람자들에게 제공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인천도서100년전'은 관람객 10여만명을 넘는 대기록을 남기고 그해 2월28일 막을 내렸다.
▶그로부터 22년이 경과한 지난주, 당시 출품자의 한 사람이었던 서지가 서상진 선생이 곽현숙 사장이 새로 꾸민 아벨서점 전시장에서 '근대 잡지 초대전'을 열었다. 작은 도서전이었지만 볼거리가 많고, 감회도 깊었다. 서적문화를 지켜온 두 분이 고맙게 생각됐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11월 12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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