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전자출판' 거점도시로(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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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11.16)
[조우성의 미추홀] '전자출판' 거점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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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적 의미의 출판이 인천에서 시작된 것은 1912년 5월 창간한 '상계월보(商界月報)'에 의해서였다. 인천조선인상업회의소 회두 최응삼과 임원 강해원, 손성칠, 김성옥 제씨가 모여 일본인이 주도한 인천상공회의소의 '월보'에 대응키로 한 것이다.
▶그 전인 1889년 신식 인쇄 시설인 '활판소'가 생겼다고 하나 일본인들의 필요에 따라 운영한 것이었고, 1900년 우각리에서 발행한 '신학월보'는 국내 최초의 월간지라는 의의가 있으나 인쇄를 서울의 배재학당에서 해 왔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한 지역의 출판문화는 그 지역에 사는 이들이 상당수의 원고를 집필하고, 그 지역에서 인쇄해, 그 공동체에 지속적으로 배포했을 때 이루어지는 '문화'라는 점에서 현재까지도 '황해문화'의 고군분투를 빼고는 '출판'을 운위할 처지가 못 된다고 본다.
▶그렇다고 출판문화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일제강점기 '인천청년', '불교청년', '개척', '정의' 같은 잡지들의 부침이 계속되었고, 광복 직후 '대중일보'의 창간과 6·25전쟁 후 '인천석금', '개항과 양관 역정', '향토 인천의 안내' 등이 속속 간행되었다.
▶1960년대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개인 저서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때 활약한 출판사로 기억에 남는 곳은 미문사, 동아사, 한영사, 성광사, 경기문화사 등이었지만 줄곧 서울세에 눌려왔고, 최근에도 파주 헤이리에서 책을 만들어 오는 예가 많다.
▶그처럼 아날로그 출판시대에 선구적인 입지조건을 못 살렸던 것이 인천의 과거 출판문화였지만, '2015 세계 책의 수도' 행사로 열린 지난주의 '디지털 북페어 코리아'는 인천이 '전자출판'의 거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해 주어 주목받았다.
▶전자 출판의 성격상, 연수구 신도시 일대만큼 최첨단 IT 인프라와 기반시설이 갖춰진 도시가 국내에 없기 때문이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유치해 온 저력을 이번엔 '전자출판 거점도시 육성'에 쏟아 시대에 걸맞은 출판문화를 꽃피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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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11월 16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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