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차원용(77회)의 미래의 창/신비한 나노기술의 세계(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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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세계일보(15.10.23)
[차원용의미래의창] 신비한 나노기술의 세계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 경영연구소장· 연세대 겸임교수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은 분자·원자 등이 있다. 그런데 원자 중 인간의 눈으로 확인된 것은 4.6% 정도이다. 물리학자들은 지금까지 원자 가운데 가장 가벼운 1번 수소(H)부터 가장 무거운 118번 우누녹튬(Uuo)까지 발견해 냈다. 우리 인간도 구리·철·아연 등 22개의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원자의 크기는 0.1나노(1나노=10억분의 1)이다.
초미세 첨단기술인 나노기술(NT)의 아버지이며 양자전기역학으로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파인먼 MIT(매사추세츠공대) 교수는 1959년 원자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던 중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양성자·중성자를 제거하면 99.999%가 텅 비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파인먼 교수는 그 텅 빈 공간에 나노기술을 이용하면 2000~3000개의 원자로 구성된 초정밀 기계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는 21세기에 나노 기술의 세계가 도래할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IBM의 연구진은 1981년 전자가 에너지 장벽을 건너뛰는 양자역학적 터널 현상을 이용한 주사터널현미경(STM)을 개발해 원자나 분자 단위의 관측을 가능케 함으로써 초정밀 세계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1989년에는 STM을 이용해 니켈 결정체 위에 35개의 크세논(Xe) 원자를 배열해 IBM의 로고를 새기기에 이르렀다. 또 IBM은 2013년 수천 개의 일산화탄소 분자 위에 각각 두 개의 크세논 원자를 배열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동영상인 ‘소년과 원자’(A boy and his atom)를 만들어 유튜브에 공개했다.
2008년 미국 UCLA대와 애리조나주립대의 과학자들은 원자의 공간 원리를 이용해 이산화탄소의 양을 기존보다 82.6배 이상 빨아들이는 마이크로 구조의 미세 기공물질을 개발했다. 이로써 이산화탄소만을 포집(捕執)하는 마이크로 기공물질을 화력발전소의 굴뚝이나 자동차 배기가스통에 코팅할 경우 지구 온난화 방지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주기별로 코팅을 떼어내 저장하면 또 다른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어 이산화탄소 생성의 관리도 가능하게 됐다. 같은 해 미국 렌슬러공대의 연구원들은 텅 빈 원자 공간에 빛이 100% 흡수되게 만드는 탄소나노튜브 실린더를 개발했다. 이로 인해 빛을 흡수하는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여 태양에너지나 전자제품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HRL 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공동연구팀은 2011년 금속 소재 중 가장 가벼워 새털처럼 날리는 마이크로 금속격자를 개발했는데 그 내용이 최근 공개됐다. 몸속의 뼈도 원자로 이뤄진 텅 빈 공간이라는 사실로부터 얻은 생물학적 영감으로 개발된 것이다. 이 마이크로 금속격자는 무게가 스티로폼의 100분의 1에 불과하다. 이 소재는 향후 비행기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대체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 비행기 무게를 최대한으로 줄이게 돼 그만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 나아가 미래학자들은 2040년쯤이면 원자의 텅 빈 공간에 맞춤식 약을 넣고 이를 혈관에 주입하면 각종 병을 고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가 텅 빈 원자에 도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 경영연구소장· 연세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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