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가공육(加工肉) '스팸'(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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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10.29)
[조우성의 미추홀] 가공육(加工肉) '스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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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점심 메뉴는 '런천미트 스팸'이라고 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들이 배낭 속에 넣고 다녔던 스팸이 탄생한 것은 1937년. 그 후 다양한 요리로 모습을 바꿔가며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팝 컬쳐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미네소타 주 오스틴에 본사를 둔 가공육회사 호멜푸드는 향신료를 넣은 돼지고기 햄 통조림에 맞는 이름이 없을까 고민을 했다. 새해 전날 파티에서 부사장인 동생이 문득 떠올린 것이 '스파이스트 햄(spiced ham)'의 앞뒤를 떼 낸 '스팸'이었다.
▶이것이 히트를 치면서 지난 60년간 미국을 대표하는 식품의 하나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전쟁 중에는 미군뿐만이 아니라 소련과 유럽 군대에도 지급되었는데, 오믈렛, 키슈, 햄버거 등 어떤 요리에도 쓸 수 있기 때문에 파티 메뉴로도 인기였다.
▶야식으로도 유명했다. 영국 대처 수상도 즐겨 먹었던 스팸은 조리 활용도가 넓고, 무엇보다도 맛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스모크 향이나 치즈를 넣는 것도 있고, 염분이나 지방을 낮춘 종류도 있다. 이 '기적의 고기'는 1996년 미국에서만 1억 개나 팔렸다고 한다.('메이드 인 USA' 일본 모노社)
▶그런데 최근 세계보건기구가 "햄과 소시지 등 가공육이 석면 같은 1군 발암물질이며, 붉은 고기도 제초제 성분 같은 2A군 발암물질"이라고 발표했다. 국제암연구소도 "매일 가공육을 50g 먹을 경우 암에 걸릴 가능성이 18%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영국암연구소 측은 "균형 잡힌 식단 내에서는 하루 70g 정도의 붉은 고기를 섭취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찜찜하기는 마찬가지다. 그 맛좋은 한국식 스팸 요리 '부대찌개'를 이제 그만 먹어야하나 자문해 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만사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아닐까 자위해 본다. 6·25전쟁 직후부터 맛들인 미군용 스팸은 최고의 밥반찬이었지 않은가? 그렇게 먹고 살아 이제 인생 후반전이다. WHO가 괜한 겁을 주는 것처럼 들린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10월 29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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