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브랜드' 재론(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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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11. 4)
[조우성의 미추홀] '브랜드' 재론
<1522>
사기 이사열전(李斯列傳)에 "태산불사토양 고능성기대, 하해불사세류 고능취기심(泰山不辭土壤 故能成其大 河海不辭細流 故能就其深)"이란 구절이 있다. 이를 함축한 4자성어가 '해불양수(海不讓水)'인데, 본문의 '사(辭)'와 '양(讓)'은 이음동의어이다.
▶"태산은 한 줌의 흙도 사양하지 않아 그 높음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고, 하해는 작은 물줄기도 가리지 않았으므로 그 깊음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니, 저 고구려의 왕자 비류가 이주해 온 후 인천사람들이 지녀온 덕(德)을 잘 비유한 말이라 여겨진다.
▶인천에 와 살고자 하는 이라면 남녀노소, 지역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다 받아들여 왔던 것은 인천의 가장 큰 자산인 '포용성'의 발로요, 이사의 말처럼 '사람을 물리치지 않아' 오늘 인구 300만 명이 모여 사는 건강한 대도시로 성장했던 것이다.
▶'포용성'이 인천의 가장 큰 내재적 가치라고 한다면, 바다는 역사적, 지리적, 자연적 삶의 터전으로써 우리가 안고 살아가야 할 숙명적 가치이다. 그 '바다'와 더불어 누천년을 살아온 인천이요, 앞날에도 후손들이 대대로 살아갈 본향이 바다인 것이다.
▶그렇다면 인천의 심볼 마크와 브랜드는 어디서 구해야 할까? 그것이 무엇이 될지는 두고두고 논의해 봐야겠지만, '바다'에서 찾아야 한다는 데는 크게 이의가 없을 것 같다. '바다'를 잃은 '인천'은 생명을 상실한 암울한 회색도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팔미도 등대'는 우리나라 최초로 바닷길을 밝힌 이정표로서 개화의 상징이며 6·25전쟁 때 나라를 구하는 데 크게 기여한 호국의 표상, 그리고 미래에도 이를 거쳐 인천이 오대양육대주로 힘차게 뻗어가야 한다는 데에 주목하고 싶다.
▶그밖에도 갈매기, 시선배, 갑문, 인천대교, 인천국제공항 같은 구체적 형상물과 전 세계에서 현재 통용되고 있는 인천의 영문 약호(略號)인 'ICN' 같은 문자 상징물들을 두루 포함시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어 보면 좋겠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11월 04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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