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인천 최초, 인천 최고 100선'(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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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10. 1)
[조우성의 미추홀] '인천 최초, 인천 최고 100선'
<1510>
'2015 세계 책의 수도 인천'의 공식 표제어는 "읽어요, 그럼 보여요"이다. 매우 함축적이면서도, 행사의 취지를 잘 표현한 성공적 수사라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이를 영문으로 'Read and Discover Yourself'라고 한 것은 신선함이 덜하게 느껴진다.
▶어쨌거나,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인식하고, 나아가 지적ㆍ정서적 세계를 넓혀가는 중대한 과정의 하나인데, 그 같은 노력은 '난다'는 것과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가 아닐까 싶다. 흔히 책을 읽으며 상상의 날개를 편다고 말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난다'는 건 무슨 뜻일까? 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주인공이 연상된다. 대부분의 갈매기들이 제 몸무게를 가누지 못한 채 뒤우뚱대며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을 때, 조나단은 더 넓은 세계를 알기 위해 부단히 수련한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빠르게' 날기 위해서다. 여느 갈매기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서 비행할 때, 그는 '갈매기로서 멋있게 나는 일'에 골몰하였다. 물고기를 찾는 비린내 나는 일에서 벗어나 세상을 더 배우고, 발견해 자유로운 자아가 되기를 열망했다.
▶책을 읽는다는 것도 무엇인가 알고자 떠나는 아름다운 비행인 것이다. 우리는 "하늘에서 새가 세계를 굽어보듯, 우주선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듯, 세계의 넓이를 인식하는 일이 필요하다.(테라시마 지쯔로오 '세계를 아는 힘' 창비)" 공감되는 대목이다.
▶더불어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논어 위정편)"는 공자의 말씀이 떠오른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해서는 안 된다. 또 모르는 것을 '사랑'할 수는 더 더욱 없다. 너나없이 읽고, 배워야 하는 이유다.
▶마침, 인천광역시 역사자료관이 공 들여 만든 '한국 최초, 인천 최고 100선'이 출간됐다. 서둘러 일독해 보니, 내가 사는 공동체 '인천'을 알아가는 데 꼭 지녀야 할 안내서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인천을 읽고, 보십시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10월 01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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