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신기통보(新起通寶)(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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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8.24)
[조우성의 미추홀] 신기통보(新起通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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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엽전이라면 흔히 '상평통보'를 연상한다. 그러나 그런 모양의 화폐가 이전에 없던 것은 아니다. 소전(素錢ㆍ돈의 바탕이 되는 원형)에 구멍을 뚫었지만 아무런 글자가 없는 '무문전(無文錢)'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문전'은 '철전(鐵錢)'이었던 데 반해, 그 후 뒷면에 '동국(東國)' 자를 넣은 건원중보(乾元重寶)와 '동국중보', '동국통보', '해동원보', '해동통보', '해동중보', '삼환통보', '삼환중보' 등은 '동전(銅錢)으로, 고려 숙종 2년(1097년) 때까지 만들어 썼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조선통보'가 등장했다. 같은 '조선통보'라고 해도 글자가 '해서'와 '팔분서(八分書·예서와 전서를 절충한 서체)'가 있는데, '팔분서' 조선통보가 더 희귀하다. 그밖에 영조 때 만든 '십전통보'도 있으나 보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상평통보'는 조선 중기에 만들어져 우리 화폐사상 가장 오랫동안 유통되었던 화폐이다. 둥근 모양 한가운데에 네모 구멍을 뚫은 전면에 '상평통보'라 쓰고, 뒷면에는 주조소의 약호, 숫자, 천자문, 부호 등을 표시했는데 종류가 무려 3000 종에 달한다.
▶그 가운데 '무배자전(無背字錢)'은 뒷면에 아무런 글자가 없는 것으로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희소하고, 주조소의 약호만을 적은 37종의 '단자전(單字錢)' 역시 고가이다. 뒷면에 '강(江)' 자만 적은 '단자전'은 강원도 감영에서 주조한 것이라는 뜻이다.
▶개인이 돈을 주조할 때는 반드시 왕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이를 어기는 경우에는 엄한 벌을 받았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인천여상 앞바다에 있던 섬이름이 '오푼도'였던 것은 그 섬이 사주전 업자들의 소굴이어서 붙여진 것이라 전한다.
▶옛날 같으면 경을 칠 일이지만, 인천 신기사장에서 '신기통보'란 동전을 주조해 유통시키고 있다고 한다. 1개의 가치가 500원이라고 한다. 관광 진흥 차원에서 그럴 듯한 체험 아이디어의 하나로 보인다. 시장 활성화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08월 24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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