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나채훈(65회)의 개항장과 중국/다시 생각하는 차이나타운 조성11(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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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5.)
다시 생각하는 차이나타운 조성
/나채훈 삼국지리더십 연구소장/역사소설가
▲ 나채훈 삼국지리더십 연구소장/역사소설가
유커를 통한 관광산업의 극대화는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 경제에서도 중요한 일이 되고 있다. 작금의 중국 경제 변화나 우리가 겪은 메르스 등의 여파에서 보면 더욱 그러하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요즘에 ‘창업(創業) 폭풍’이라고 불릴 정도의 창업 빅뱅 시대라고 한다. 하루에 1만 개씩, 일 년 만에 우리나라 전체 중소기업 수 약 300만 개를 웃도는 360여만 개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주요 도시에는 이런 창업 열기를 반영하는 각종 지원시설과 비즈니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창업지원 전문 기업도 중국행 러시다. 중국의 이런 변화는 이미 경제적·인적·문화적 영역까지 확대된 한중 관계에 비추어 볼 때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차이나타운의 명소화(名所化) 전략을 거듭 생각하게 만든다. 10여 년 전, 부산에서는 초량동에 상하이 거리를 조성하고 상하이거리축제를 개최했다. 경기도 고양에서는 3년 전 1단계 사업완공을 마치고 중국식당과 중국 명품브랜드 매장, 중국식 전통공원, 특급호텔 등으로 구성된 차이나문화타운 조성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의 경우는 연남 차이나타운 지구단위 계획이 주민들과의 마찰로 일시 보류되고 있지만 언제 글로벌빌리지계획이 지역개발과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차이나타운 조성이 재추진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들리는 바로 이 계획의 재추진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다. 이 같은 여러곳의 차이나타운 붐 조성계획은 형태를 달리하지만 곳곳에서 ‘관광한국-유커’의 초대라는 형태로 광범하게 일어나고 있다. 관광의 이름을 내걸었지만 세계화에 따른 지방정부의 새로운 대응으로서의 도시개발이나 도시재구성 사업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음은 물론 각 지역간의 독특한 경쟁요소로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천의 중구 차이나타운은 이런 변화의 와중에서 명소화 작업 이상의 치밀한 개발구상과 지역문화유산 활용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사실 부산의 상하이거리나 서울의 글로벌빌리지계획, 고양의 차이나문화타운계획 등등에는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자산이 별로 시원찮거나 전혀 없다.
2001년 6월 문화관광부에 의해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인천중구의 차이나타운 조성이 본격화 되었지만 이곳은 1883년 인천항 개항과 함께 화교들이 거주하기 시작했을 뿐더러 격동의 근대를 겪으며 청국군대의 주둔, 중화민국의 첫 대통령 원세개와의 연관, 화교학교, 전통적인 중국의 사당문화, 중국음식점, 상점이 밀집하여 화교들의 130여 년 생활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보유한 한국 유일의 차이나타운이다.
아무리 많은 연구가들이 차이나타운에 대해 관련정책이나 화교들의 정주성, 때로 발전 계획을 다루었다고 해도 요지부동의 진실은 이곳 인천 중구의 차이나타운이 갖는 의미 이상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이 인위적으로 역사적 배경의 빈곤을 포장하거나 문화적 요소를 만들어낸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우리는 어떠한가. 개항장 차이나타운은 인천이 유일하다고 해서 지금처럼 중국식당들이 계속 생겨난다고 발전이 되고 지역경제활성화가 될까? 어느 정도는 가능할지 모르나 이제는 제2의 변화, 제2의 확대발전을 향해야 한다.
우선 장소마케팅(place Marketing)에 대해 생각해보자. 자치정부가 기업과 관광객, 그리고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특정한 장소의 이미지를 특색 있게 만들어 지역의 명소화를 이루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활성화를 도모하는 일련의 행위를 장소마케팅이라 부른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요는 인천 중구의 차이나타운에서 그 대상을 유커에 두고, 그들의 욕구만족, 구매력향상, 이윤확대를 통해 관광지로서 보다 한 단계 높이려는 새로운 필요성이 절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주민의 애향심 강조나, 현재 그곳에서 사업하는 이들에게 자본투자나 고용창출 등을 권유하고, 거리미화 등의 사업은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그것으로 변화에 대응하는 건 불가능하다.
우선은 문화산업중심형의 계획을 세워 유커들이 서울의 명동거리나 홍대 앞 거리에서 느끼는 문화적 취향과 중국 현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창업열기와 연계된 지역명소화 실천이 역사의 뿌리인 이곳 중구차이나타운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2015년 08월 25일 화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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