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강화만·인천만(江華灣·仁川灣)(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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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9. 7)
[조우성의 미추홀] 강화만·인천만(江華灣·仁川灣)
<1502>
하나의 명칭이 자리 잡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가령, '인천'은 하루아침에 불려진 지명이 아니다. 조선 태종2년, 임금이 땅이름을 중국식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인주(仁州)'가 '인천(仁川)'으로 된 것인데, 그걸 용인해 오늘날까지 그대로 써 왔다.
▶'경인선'이 개통된 것은 1899년 9월 18일이었다. 시발지는 물론 '제물포'였다. 미국 뉴욕의 브룩스 사가 만든 기차에도 분명히 'CHEMULPO-SEOUL'이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노선명은 왕권 국가답게(?) 처음부터 서울을 먼저 써 '경인선'이라고 했다.
▶그로부터 110여 년간 쌍방이 써 온 노선명을 이제 와 역사적 기득권, 적자 보존의 기여도, 인천이 시발지라는 사실에 근거한다며 '인경선(仁京線)'이라고 고쳐 부를 수 있을까? 같은 예로 1937년 개통한 '수인선'을 지금 '인수선'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시세가 달라져 누가 봐도 어색해 보이는 호칭 순서는 바로잡아 마땅하다. 1950년대 '4대 도시 대항 야구전' 때 흔히 불렀던 '서울-부산-대구-인천' 순은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머지않아서 자연스레 국민이 바꾸어 지칭할 것으로 본다.
▶인구, 땅 크기, 경제 규모, 문화 수준 등이 도시의 호칭 순서를 정하는 일반적 기준이기 때문이다. 고칠 것이 또 있다. 인천 앞에 펼쳐진 '만(灣)'을 '경기만'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 모로 부적절하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환경적, 역사적 근거가 희박한 주장이다. '인천시'가 '경기도'에 속했던 구제(舊制) 상태를 고수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항 직후인 1894년에 발행된 여러 근대식 지도에는 '경기만'이란 곳이 없다.
▶홍익상사 서점이 발행한 '조선전도'에는 '강화만(江華灣)', 박문관이 발행한 '조선국 전도'에는 '인천만(仁川灣)'으로 기록해 둘을 혼용했을 뿐이다. 현재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의 관할 구역이 인천, 서울, 경기도(김포시 등 13개 시ㆍ군)라는 것도 상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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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09월 07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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