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차원용(77회)의 미래의 창/애플의 성공방정식(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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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세계일보(15. 7.18)
[차원용의미래의창] 애플의 성공방정식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 경영연구소장·연세대 겸임교수
많은 사람이 애플 기업을 보고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기업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제품혁신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매우 간단한 애플만의 비즈니스 원칙, 즉 ‘성공방정식’을 발견할 수 있다. 애플 성공의 비결에 대해 많은 전문가가 “말로는 쉽지만 실천은 어려운 공식, 즉 씻고(wash) 헹구고(rinse) 반복하고(repeat) 재창조하는 것(reinvent)으로 애플은 이 같은 기본 공식을 따르고 있어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애플의 성공방정식을 보면 처음부터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타사가 먼저 출시했지만 실패한 제품을 낚아채 재창조한다는 점이다. ‘씻고’는 왜 그 제품이 실패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애플은 어떤 인프라, 어떤 콘텐츠, 어떤 핵심기술이 부족했는지를 분석한다. 다음 ‘헹군다’는 것은 부족한 인프라·기술·콘텐츠를 어떻게 보강할 것인지로 직접 개발할 것인지, 기술을 타사로부터 사올 것인지, 인수합병이나 인수개발할 것인지 판단한다. 그 다음 ‘반복한다’는 것은 ‘헹군다’의 판단에 따라 기술혁신과 서비스 혁신을 반복해 거의 완벽한 제품과 서비스를 준비한다. 이 모든 결과물을 바탕으로 애플은 멋진 디자인의 최고 제품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아이폰을 보자. 2000년 초기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등이 퓨처폰에 열을 올리면서 시장이 포화돼 갔다. 고객들은 스마트한 폰을 만들어달라고 아우성인데도 노키아 등은 퓨처폰에 운영체제(OS)와 앱을 융합하는 데 실패했다. 그런데 이것을 애플이 낚아채 음악 플랫폼인 아이튠즈를 2003년 출시하고, 2006년엔 캘리포니아의 뉴어크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다음,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와 ‘플레이-라이프-학습-일’이라는 네 가지 카테고리의 각종 앱과 콘텐츠를 개발 구축하고,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해 대박을 쳤다. 이후 2008년에는 앱 스토어, 2011년에는 온라인 저장소인 아이클라우드와 음성 인식 비서 인 시리를 출시하며 지금도 멋진 디자인의 아이폰을 재창조하고 있다.
이번엔 시계를 보자. 2001년 미국 아이비엠과 일본의 씨티즌은 공동으로 리눅스를 탑재한 손목 시계형 컴퓨터인 워치패드를, 마이크로소프트는 2003년 스마트개인객체기술(SPOT)을 탑재한 시계를 출시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 이유는 오늘날의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이나 4G, 와이파이가 준비되지 않았고, 당시에는 앱이란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애플은 이처럼 실패한 제품을 재창조한 결과 2015년 전자기기가 아닌 사파이어를 탑재한 독창적인 시계를 출시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상상의 혁신은 새로운 곳에서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제품이 왜 실패했는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새로운 차원의 신제품을 재창조하는 애플의 전략에서 우리는 새로운 혁신의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실패한 것은 버리거나 수장이 바뀌면 새것만 찾는 한국 정부나 한국 기업은 이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2015.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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