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펜타포트 락 페스티벌(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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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8.10)
[조우성의 미추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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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낮, 천둥소리가 하늘을 가르고, 장대비가 일시에 내리퍼붓는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인천이 자랑하고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이틀째 공연이 걱정됐다. 예년처럼 또 비의 세례(洗禮) 속에 온몸을 적셔야하는가 싶었다.
▶그간 락 팬들 가운데 상당수는 긴 장화를 신고, 어떤 이는 우산을, 혹은 우비를 입은 축제에 참가했었다. 아예 우정 흠씬 비를 맞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저마다 선율에 몸을 내 맡긴 채 손과 머리, 어깨를 흔드는 모습들은 무아의 경지 그것이었다.
▶전적으로 필자의 견해지만, 그 장면, 장면들은 락 음악을 통한 영혼의 집단 치유 현장 같았고, 팬들은 억압 받은 일상에서 탈출해 인천 해방구에 모인 음악의 사도들로 보였다. 그것이 10주년을 맞은 국내 최초 대규모 아웃도어 공연의 인상이었다.
▶많은 락 팬들이 그동안 그에 동참해 왔던 것은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발의 사회적 기능이 만만치 않았음을 말해 준다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상념을 하는 사이 그칠 것 같지 않은 폭우가 거짓말처럼 갰다. 개운한 마음에 달빛공원에 갈 채비를 했다.
▶저녁 7시 반이 다 돼 현장에 도착하니, 뉘엿뉘엿 해가 진다. 탁 트인 공간을 가로질러 달려오는 드럼과 전기기타의 저음이 가슴까지 울린다. 물품보관소, 샤워실, 캠핑장, 각종 푸드코트, 이동은행, 기념품 상점, 응급실 등이 길가에 즐비하게 서 있다.
▶공연장에 들어서자, 족히 4만여명은 돼 보이는 이들이 열광하고 있다. 영국에서 온 'THE KOOKS'에 이어 9시30분에는 서태지가 등장했다. 그 열화와 같은 환호라니! 아직 서태지가 살아 있음을 실감케 하는 감동 무대는 밤이 깊도록 계속됐다.
▶영국의 유수한 음악잡지가 '주목할 만한 세계 페스티벌 50' 가운데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8위에 올려놓고, "음악과 열정이 어우러진 최적의 환경과 무대를 갖췄다."고 한 평가를 다시금 되새겨보게 된 흥겨운 밤이었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08월 1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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