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이건음악회'(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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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7. 7)
[조우성의 미추홀]'이건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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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본사를 둔 '이건산업'이 음악회를 통해 지역사회와 교류를 시작한 것은 1990년. 그 전까지만 해도 필자는 '이건 창호'라는 기업이 동구 송림동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정도만 알았다. 사주가 누구인지, 생산 제품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음악회를 연다는 것이었다.
▶그 첫 무대는 체코 프라하의 아카데미아 목관 5중주단이 장식했다. 한번쯤 큰 용기를 낸 것이겠지 싶었는데 아니었다. 뒤이어 '이건'은 당시 국내에서는 쉬 접할 수 없는 러시아, 헝가리, 프랑스, 폴란드, 영국, 미국, 네덜란드 등지의 연주가를 26년간 계속 불러 들였다.
▶올해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실내악 초청 시리즈의 마지막 공연으로 현악5중주단인 '카메라타'를 초청했다. 2012년 블라스 앙상블, 2014년 목관5중주에 이은 실내악의 잔치였다. 이들은 '이건'의 본거지인 인천을 시작으로 고양, 서울, 대구, 부산 등지에서 공연할 예정.
▶이날 무대는 예년처럼 홍승찬 한예종 교수의 간명하면서도 재치 있는 '도움 말씀'으로 막을 올렸다. 연주곡은 타르티니의 트럼펫 협주곡, 비발디의 현을 위한 협주곡, 보케리니의 현악5중주, 바흐의 하프시코드 협주곡, 헨델의 수상음악 모음곡 등 8곡이었다.
▶'바로크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악단'인 '카메라타'는 현의 현묘한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발휘해 갈채를 받았다. 제1바이올린의 안드레아스 부샤츠, 바이올린의 로마노 토마시니, 더블베이스의 야누스 위드지크, 비올라의 울프강 탈리츠, 첼로의 스테판 콘츠 등이 현을 맡았다./더불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인 가보 타르코비의 트럼펫은 하늘을 찌를 듯 청아한 음색으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고, 찰랑찰랑 넘쳐 내리는 산간수 같은 청량감으로 가슴을 적셔준 크리스천 리거의 쳄발로 연주는 좀처럼 인천에서 볼 수 없던 격조 높은 향연이었다.
▶초반에 일부 청중이 악장마다 박수를 쳐 분위기가 다소 어색했었다. 그러나 '카메라타'는 이에 개의치 않고 연주에 열중하는 프로다운 면모를 보이며, 확성 장치 없이 종합문화예술회관을 압도하는 역동적인 연주력을 과시했다. '이건'의 '나눔'에 '앙코르 박수'를 거듭 보낸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07월 07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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