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창의정신' 계승한 인천(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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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7. 9)
[조우성의 미추홀]'창의정신' 계승한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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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는 인류 최대의 발명품이다. 그 가운데서도 훈민정음은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가가 분명한 세계 유일의 문자 체계이다. '한글의 탄생'이란 책을 쓴 일본의 언어학자 노마 히데키는 "생각해 보면 정말 신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극찬한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은 눈을 뜨고 사나, 글을 깨우치지 못한 백성들을 위해 1443년 새로 '스물여덟 자'를 창제했다. 그 후 3년간 용비어천가 등을 간행해 실험한 후 1445년 10월 상순 훈민정음을 펴내 백성들의 문자 생활을 편안하게 하였다.
▶그 같은 창의정신과 애민정신을 계승한 이가 인천 태생인 송암 박두성 선생이다. 일제강점기 때 제생원 맹아부에서 교사로 활동한 송암 선생은 눈이 보이지 시각장애인들에게 문자를 가르치기 위해 '훈맹정음'이라 불리는한글 점자를 창안하였다.
▶이는 남북한의 시각장애인이 다함께 사용한 '통일 점자'였다. 송암 선생은 후에도 시각장애인의 교육에 전념하였다. 한글 점자 책 '조선어독본(朝鮮語讀本)' 등 많은 책을 내 민족의식이 고취시켰고, 한글 점자 투표를 통해 사회 참여의 길을 열기도 했다.
▶송암 선생이 '훈맹정음'을 창안해 시각장애인들에게 문자 생활을 영위케 했다면, (주)한글과 컴퓨터사의 이찬진 사장은 또다른 측면에서 세종대왕의 창의정신을 계승한 인천 출신 인사이다. 그가 만든 '한글 1.0'은 이미 국가 문화재의 반열에 올랐다.
▶현재 전 세계가 마이크로 소프트 사의 워드프로세서를 쓰고 있지만, 대한민국에는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우리는 그가 만든 워드프로세서로써 1분에 600타(打)를 인자할 수 있는 정보 강국이 됐는데, 이는 세계 컴퓨터사상 유례가 없는 기록이다.
▶그렇듯, 문자 생활과 깊은 연을 지녀온 인천에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유치하려는 인천시의 노력은 존중받아야 한다. 대도시 중 '국립' '박물관'이 없는 곳이 오직 인천뿐이라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정부의 지혜로운 결단을 촉구한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07월 09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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