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채훈(70회) 금요논단/그리스 사태, 반면교사로 삼아야(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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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5. 7.17)
그리스 사태, 반면교사로 삼아야
/채훈 인천대학교 교수/(사)한국무역학회 고문
▲ 채훈 인천대학교 교수
국가부도와 유로존의 탈퇴의 위기로 까지 치달았던 그리스 사태가 일단락 되어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 정부가 최종 제시한 고강도의 개혁안에 대해 유로 정상들이 이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아직 국회의 승인과 채권단과의 구제금융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문제가 남았지만 그동안 세계경제의 커다란 우려를 낳았던 위기는 일단 진정된 된 셈이다.
그리스의 국가부도 위기가 이번 처음 발생된 것은 아니다. 2009년 금융위기가 불거지게 되면서 그리스는 이미 국가부도 상태를 초래하였다.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6년간 2천410억 유로의 구제금융이 지원되었다.
그러나 최근 만기가 도래된 외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또 다시 1차 부도를 냄으로써 그리스 사태가 재연되게 된 것이다.
이처럼 그리스가 국가부도의 위기에까지 이르게 된 근본원인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와 누적된 재정적자에 취약한 산업구조가 복합적으로 결합돼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다. 2010년 최초 국가부도 위기 당시 그리스의 부채 총액은 3천100억 유로였다.
그러나 6년이 경과한 지금 그리스의 부채는 3,170억 유로로 GDP의 1.7배에나 이르게 되었다. 구제금융으로 지원받은 금액 중 92%에 달하는 2천300억 유로가 채무변제에 지출되었지만 오히려 부채는 70억 유로가 더 늘어난 셈이 되었다.
고강도의 긴축정책으로 GDP 규모가 25%이상 줄어들었고, 청년인구의 1/2이상이 실업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올리브유 판매와 관광수입이 전부인 취약한 산업구조는 경제를 재생시키지 못한 채 오히려 무역적자만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연금을 비롯한 공공사회비용지출에 따른 재정적자는 GDP의 14%에 까지 육박해 위기에 처한 그리스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이번 그리스 사태를 지켜보면서 위기관리와 경제운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우리의 입장에서 시사하는 의미가 매우 크다.
국내의 가계부채 규모는 이미 1천100조원이 넘어서 GDP대비 80%에 이르러 최근 부실위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가부채도 작년 말 530조5천억 원에서 올해 49조 원이 더 늘어나 GDP대비 37.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재정 적자 또한 아직 GNP대비 3% 수준에 있지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적자가 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 커다란 문제다.
경제도 계속된 내수침체에 수출부진 마저 겹쳐 더블딥의 불황국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업 가동율을 비롯해 설비투자증가율도 아직 마이너스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설상가상 메르스에 가뭄의 돌발변수마저 겹쳐 소비도 급격히 감소하는 등 내수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수출도 세계교역량의 둔화와 엔저현상에 따른 경쟁력이 약화돼 10.9%까지 떨어지는 등 급격한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내수와 수출의 동반침체현상이 경제성장의 말목을 잡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경제 전반에 걸쳐 문제점이 무엇인 지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계부채는 물론이고 지방정부를 비롯해 국가채무 전반에 관해 문제는 없는지 이번기회에 세밀히 점검을 해봐야 한다.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가 감내할 수 있는 재정지출의 범위와 한계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위기발생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간의 경제시스템의 작동 여부와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그리스사태는 한마디로 대외채무에 대한 부실한 관리와 불합리한 경제운영이 빚어낸 필연적 결과였다. 그리스 사태가 보여주는 교훈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경제에 철저한 위기관리시스템이 구축되고 경제체질이 크게 개선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5년 07월 1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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