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외지 의탁 교육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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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7.21)
[조우성의 미추홀] 외지 의탁 교육
<1445>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의 단시 '엄마야 누나야'이다. 이 시 속의 화자(話者)가 지닌 소망은 오직 하나. 언젠가 함께 살았던 그 강변에 가 살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화자는 온종일 뜰 앞에서 반짝였던 금모래를 떠올린다. 바람이 불면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다함께 노래 불렀던 갈잎들의 푸른 합창도 연상한다. 시각적, 청각적 이미지들이 자아내는 유년시절의 강변 풍경은 곧 그리운 가족애로 환치가 된다.
▶이 시가 말해 주듯, 고향은 누구에게나 떠나기 어려운 '마음속의 영원한 강변'이다. 그럼에도 인천 인구의 태반은 고향을 떠나온 이주민들이다. 가슴에 꿈을 간직한 채, 보다 나은 내일를 가꾸기 위해 저마다 '강변'을 떠나온 것이다. 대단한 도전들이다.
▶그런데 예외적인 부류가 있다. 일부 지도층 인사들이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예술계 인사들 가운데는 인천을 '새로운 거처'로 정하지 못한 채 떠돌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대낮에 지역 인사로서 행세하다가도 밤만 되면 어디론가 잠적한다.
▶외지에 마련한 보금자리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호주머니만 두둑히 채운 채, 인천에서 준 명예와 지위는 설합에 넣어두고 행방불명이 된다. 그러니 그들과는 인천의 내일을 얘기하기가 어렵다. 같은 하늘 아래서 잠도 자지 않는데, 어찌 꿈을 나눌 수 있겠는가?
▶그들은 밤새 인천에서 난리가 나도 모를 밖에 없다. 제 가족들과 편히 잠들면 그뿐, 인천을 걱정할 이유가 없다. 편안한 삶들이다. 그런데 이유야 어떻든, 적지 않은 수의 중학교 교사들도 그에 속해 있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한구 인천시의회 문복위 위원장에 의하면, 부평구 관할 중학교 교사의 46.9%가 경기도와 서울 등지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300만 대도시에서 애들의 교육까지도 외지에 의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단의 개선책이 있어야겠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07월 21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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