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서울 인천국제공항'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5. 6.19)
[조우성의 미추홀] '서울 인천국제공항'
1334
영종도에 건설한 신공항 명칭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정한 직후였다. 당시 일부 인사들은 그에 반기를 들고, 명칭을 '인천·세종국제공항'으로 하자고 주장했다. 그 전말은 차치하고, '인천'과 1992년 현상공모 때 거론된 '세종국제공항'을 짜깁기하자는 구차한 제안이었다.
▶말인즉, 세종대왕의 위업을 공항을 통해 세계에 알리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면서 이 안이 국가와 지역의 이미지를 동시에 제고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고 자화자찬까지 했다. 그러나 정부로부터 홀대만 받아왔던 인천으로서는 온전한 지역 이미지를 포기할 수 없었다.
▶이미 공항 서비스 세계 1위로서 국제적인 위상을 다져나가고 있던 시기에 제3의 명칭으로 이름을 바꾸자는 안은 '서울 메트로폴리탄 에어포트'로 하자는 것이나 다름없이 '인천'을 지우고 싶어 안달이 난 이들의 끊임없는 시도의 하나였다.
▶대한민국이 '서울공화국'인 것은 국민이 다 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막강한 권력과 실익을 혼자 누려온 서울이 국가 대표 공항의 이름에 흔적도 없었던 게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것일까? 그들 서울공화국 주민들은 그간 호시탐탐 명칭 만회를 모색해 왔었다.
▶거기에 부화뇌동한 것이 항공사들이다. 출범 이래 인천의 하늘과 땅과 바다를 주 사업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한진 그룹의 '대한항공'조차도 기내 승객들에게 "서울·인천국제공항"이라는 얼토당토않은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판이니 더는 말해 뭐하랴 싶다.
▶이는 분명 상식에 어긋난 호명이다. 그런데도 항공사들은 서울을 곁다리로 얹어 사용하고 있다. "정부 발행 항공 정보 간행물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고 16일자 본보가 보도한 바 있다. 국토부는 외국에 소위 '대표 도시 표기'의 예가 있다고 강변하는 모양이지만, 그 같은 외국의 경우도 잘못이기는 매한가지이다.
▶300만명은 국가를 세울 수 있는 거대 인구이다. 그를 포용한 대도시를 위성도시로 치부하는 것은 '중앙집권적 사고'의 틀에 갇혀 사는 자들의 망발이다. 인천은 서울의 쓰레기장도, 관문도 아니다. '서울·인천'이란 지명은 어디에도 없다. 인천은 인천이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06월 19일 금요일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