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김두환(82회)의 미래 엿보기/메르스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교훈(퍼온글)
본문
퍼온곳 : 기호일보(15. 6.22)
메르스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교훈
/김두환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인천대 겸임교수
▲ 김두환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메르스 포털에 들어가면 6월 20일 오전 9시 현재 메르스 확진 환자 수 166명, 사망자 수 24명, 퇴원 환자 수 36명, 격리 해제 수 5천535명임을 알려 주고 있다. 메르스는 5월 20일 한국에서 최초 감염자가 확인된 이후 딱 한 달 만에 국가 경제가 휘청할 정도의 막강한 파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로 명명된 메르스(MERS)는 2003년 발생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으로 명명된 소위 사스(SARS)와 유사하나 약 9.6%인 사스 치사율보다 높은 약 30~40%의 치사율이 보고되고 있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로 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견된 이후, 유럽질병센터에 따르면 2012년 4월부터 2015년 5월 30일까지 총 25개국에서 1천172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그 중 479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전에는 환자의 약 97%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지역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메르스 감염 환자와 관련된 수치는 지금까지의 모든 통계를 다시 써야 할 지경이다.
2000년에 들어서만도 한국은 대유행병의 홍역을 치러야 했다. 2003년 중국에서 처음 발생해 1년 만에 전 세계에서 8천400여 명의 환자 중 800여 명을 숨지게 만든 사스와 2009년 멕시코에서 처음 발생해 1년여 만에 160만 명 이상이 감염돼 1만9천여 명을 숨지게 만든 일명 신종플루 등이다.
그 당시 국내에서 사스는 3명의 환자와 접촉자 2천200여 명의 자가격리 등으로 마무리돼 세계보건기구(WHO) 모범방역국으로 꼽히게 됐고, 2004년 질병관리본부를 출범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신종플루는 2009년 6월 WHO가 1968년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경보단계를 ‘대유행’을 의미하는 6단계로 선언할 정도였고, 국내에서만 1년여 만에 감염자가 76만여 명이 넘었고 그 중 270여 명이 숨지는 끔찍한 재앙으로 다가왔다. 특히 인천은 인천세계도시축전이 열리고 있어 그 어느 도시보다도 신종플루의 공포가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우리나라보다 4~5개월 앞서 신종플루가 진행되고 있던 일본의 통계를 기반으로 국내의 신종플루 전염병 확산 양상을 시뮬레이션하고, 그 결과 일본과 같은 큰 재앙이 발생할 수 있음을 예측했다.
그 당시는 이러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갖고 인천세계도시축전 강행의 위험성을 인천시에 전달했고, 만약 여러 중요 이유로 인해 강행할 수밖에 없다면 행사의 흥행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방역에 큰 비중을 둘 것을 요구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인천은 인천세계도시축전으로 신종플루를 확산시키는 진앙지는 되지 않았다.
미래연구에 있어 전염병이 인류에게 끼치는 영향은 중요한 이슈 중에 하나이다. 전염병의 양상은 문명사회를 이루고 있는 인류에게 점점 진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명대연구 3부작으로 일컬어지는 「총,균,쇠」,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의 저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저서를 통해 전염병과 질병이 인류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를 기술하고 있다.
1997년 출판된 「총,균,쇠」를 통해 농경사회의 발생, 도시의 발생, 세계 교역로의 발달로 인해 전염병 확산과 유행병의 발생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고, 2012년 출판된 「어제까지의 세계」에서도 전염병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대중성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들이 대단위 사육을 하고 있는 돼지와 소 같은 가축의 대중성 질병에서 비롯되고, 진화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역사에서 나타난 엄청난 전염병의 확산은 1492년 콜럼버스의 항해와 함께 시작됐다.
메르스도 사스와 신종플루처럼 바로 진정될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전염병이 반드시 다시 올 것이다. 인천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도시 중에서 발전속도가 가장 빠른 도시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인천의 재정문제, 쓰레기매립지 문제 등 수많은 문제 발생은 당연한 것이다. 문제를 없앨 수가 없다. 우리는 문제에 적응해 나가는 것이다. 시장이나 몇몇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는 끝났다.
또한 시민들도 지역이기주의와 정쟁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 오직 미래 세대에게 어떤 인천을 물려줘야 할지만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 배고프다고 내년에 심을 종자를 먹는 우를 범하면 안 될 것이다.
2015년 06월 22일 (월)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