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국립 박물관'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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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6.25)
[조우성의 미추홀] '국립 박물관'들(1336)
국가가 세워 운영하는 알짜배기 '문화기관'은 서울에 몰려 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그 결과 지역 문화는 빈사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국 어느 지역보다도 준수한 표준어를 구사해 온 모범 국어사용 지역인 '인천'에 대한 정책적 고려는 한번도 없었다.
▶한글학회의 전신인 조선어학회가 일제강점기 때 굳이 '표준어 사정회(査定會)'를 인천공립보통학교(현 창영초등)에서 개최하고, 광복 이후 지상파 방송의 간판급 앵커나 아나운서 상당수가 인천 출신이란 점을 염두에 두었더라면 '국립국어원'쯤은 인천에 설치할 법도 했다.
▶그러나 '국어원'은 국립·사립 문화기관들이 넘쳐나는 서울에 있다. 박물관의 경우 중앙박물관, 한글박물관, 민속박물관, 고궁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경찰박물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등이 다 서울에 있는 '국립'이다. 지역에도 '국립'이 한둘 있기는 있다.
▶부산-부산국악원, 해양박물관, 대구-대구박물관, 광주-광주박물관, 대전-문화재연구소, 경기-여성사 전시관, 현대미술관, 산림박물관, 춘천-춘천박물관, 산악박물관, 충북-청주박물관, 중원문화재연구소, 충남-공주박물관, 부여박물관,부여문화재연구소,우정박물관 등이 그것이다.
▶영·호남 지역에는 서울에 비교해 적지 않은 박물관이 집중돼 있다. 경북-경주박물관, 경주문화재연구소, 등대박물관, 경남-김해박물관, 진주박물관, 가야문화재연구소, 전북-민속국악원, 전주박물관, 전남-나주문화재연구소, 나주박물관, 해양문화재연구소 등을 들 수 있다.
▶제주도에도 '국립제주박물관'이 있다. 이 같은 현실을 보면, 인구 300만명의 대도시 인천이 광복 이후 줄곧 정부로부터 문화적으로도 많은 홀대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다. 선거 때마다 여야가 함께 떠들어댔던 '지역의 균형적 발전'은 한낱 구두선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넘치고 모자라는 '불균형'은 진행형이다. 인천엔 아직 '국립박물관'과 '국립문화재연구소' 한 곳이 없다. 가장 조건이 좋은 인천이 이번 '문자박물관' 유치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점을 특히 헤아려야 한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06월 25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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