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문자박물관(文字博物館)(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5. 6. 3)
[조우성의 미추홀] 문자박물관(文字博物館)
1328
세계 문자사에서 '한글'은 인류의 지적 승리라 할 만큼 빛나는 존재이다. 유네스코가 '한글'의 제자 원리와 그 쓰임새를 낱낱이 적은 '훈민정음'을 인류가 길이길이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의 하나로 정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는 민족우월주의적 찬사가 아니다.
▶'한글'은 세계문자사에서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를 정확히 아는 유일한 문자이자, 자음을 조음기관, 즉 이, 혀, 입술, 목 등의 모양과 움직임을 본떠 만들었고, 모음을 음양오행에 근거한 천지인(天地人) 즉, 천(ㆍ), 지(ㅡ), 인(ㅣ)의 조합으로 만든 철학적·과학적 문자이다.
▶"한글이라는 문자를 안다는 것은, 동아시아에서 태어난 한 가지 독특한 문자 체계를 아는 일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음(音), 즉 소리로 성립된 '말'을 도대체 어떻게 '문자'로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정말 신비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한글의 탄생' 돌베개 출간)
▶일본의 학자인 '노마 히데기(野間秀樹)'가 '한글의 탄생'에서 한글을 극찬한 대목 가운데 주목할 부문은 "한글의 탄생이 앎과 글쓰기 생활의 새로운 혁명이며, 또한 새로운 미를 만들어 낸 형태의 혁명"이었고, "컴퓨터 시대에도 한글이 가장 적합한 문자"라고 강조한 점이다.
▶그 같은 한글의 위대성을 내외에 알리는 동시에 향후 인류문화와 문명 역시 디지털화 한 문자를 통해 가꾸어져 나갈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세계의 문자를 인류 유산으로서 보존하고 기리는 일은 '한글' 탄생국인 우리의 숙명과도 같은 사업이라는 생각이었다.
▶마침, 정부가 '국립 세계문자박물관' 건립 사업에 나섰고, 그를 인천에 유치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는 동북아의 허브 도시로 부상 중인 인천에 아직 '국립문화시설'을 단 한 곳도 없다는 '불균형'을 개선할 기회이기도 해서 더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제교류와 협력을 상징하는 신도시의 위상, 국내외 최적의 접근성, 박물관 부지 확보와 주변 환경의 쾌적성 등으로 유치 전망은 매우 밝다. 그러나 여야의 단합된 정치력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될 것은 자명하다. '국립해양박물관' 유치 실패 같은 우를 또 범해서는 안 되겠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06월 03일 수요일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