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스포츠 자정운동(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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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6. 4)
[조우성의 미추홀]스포츠 자정운동
"아프리카 축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블래터는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확신에 찬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 아프리카는 축구의 미래입니다. 이는 블래터의 공식과도 같은 것이었다. 여자 축구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도 블래터는 확고한 목소리로 말한다"
▶"여성들은 축구의 미래입니다. 또 다른 누군가가 아시아 축구에 대해 물어도 대답은 같다. 아시아는 축구의 미래입니다. 블래터는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특유의 따뜻해 보이는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웃음을 짓고 있었다. 아름다운 날이었다."(조건호ㆍ최보윤 옮김 '피파의 은밀한 거래')
▶국제축구연맹의 황제 블래터는 '미래'를 팔면서 그 자리를 이어왔다. 도전자는 거의 없었다. 아프리카 축구협회장을 지낸 이사 하야투가 그를 취리히 검찰에 고발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고, FIFA 회장 선거에 도전한 하야투를 물리치면서 승승장구했다.
▶그의 아킬레스건은 앤드류 제닝스였다. 영국의 조사 전문 기자 제닝스는 2002, 2006 월드컵의 마케팅, TV 중계권 계약을 FIFA가 '인터내셔널 스포츠 엔 레저' 사(ISL)와 계약한 후 ISL이 송금한 100만 스위스 프랑의 행방을 추적해 블래터의 부정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FIFA는 제닝스에게 회유, 협박, 방해를 일삼았지만, 그는 그에 굽히지 않고 "블래터와 FIFA의 돈 냄새를 맡고 몰려든 충실한 부하들인 잭워너, 척 블레이저, 쳇 그린 등의 비리를 파헤치는 데 투지를 불태웠다.(번역자 조건호)" 그 결과물인 '피파의 은밀한 거래'가 출판된 게 2007년이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시켜 준 것은 미국 법무부였다. 지난 5월27일 "FIFA 관계자 및 스포츠 마케팅 업체 직원 14명을 공갈, 금융사기 등 47개 혐의로 기소한다."고 공표한 것이다. 전날 잭 워너 등은 약 1661억 원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그 와중에 5선에 성공한 블래터가 결국 사임했고, 정몽준 씨가 회장 출마를 고려중이라는 소식이다. FIFA의 비리는 지구촌 축구팬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었다. 국내 체육계도 건강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범세계 스포츠 자정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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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06월 05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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