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플라타너스와 58은행(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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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5.18)
[조우성의 미추홀] 플라타너스와 58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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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자유공원에 있는 키 큰 아름드리 꼴밤나무(플라타너스)가 보호수로 지정받게 됐다. 김학렬 시 공원과장이 유래를 밝혀낸 데 따른 후속 조치이다. 전문가들은 이 나무가 1888년 국내 최초의 공원인 '각국공원'이 조성될 당시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각국공원'은 개항 직후 러시아 인 건축가 사바찐이 설계했다. '각국조계' 안에 있다고 해서 처음엔 그리 불렀다가 우리가 '만국(萬國)의 일원'이 되고자 열망했던 시절 '만국공원'이라 했다. 6·25전쟁 후엔 인천상륙작전으로 '자유'를 얻었다는 뜻에서 '자유공원'으로 개칭했다.
▶제물포구락부 서쪽 기슭에 우뚝 서 있는 플라타너스의 족보는 다음과 같다. "소재지 중구 송학동 1가 11의 1번지, 수령 131년, 높이 30.5m, 둘레 4.7m, 소유자 중구청장"이다. 현존하는 최초·최고인 우리나라 플라타너스 제1호가 생태 관광자원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시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치 재발견 사업'의 한 사례로 생각한다. 우리가 무심코 대해 온 유형·무형의 자산이 어떠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되새겨보는 계기이자, 그 같은 재발견이 곧 향토애의 심화와 지역문화 자산을 증가시킨다는 점도 주목하게 된다.
▶그러나 중구의 한 모퉁이에서는 이와는 딴판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르네상스식 양관(洋館) 가운데 하나인 '일본 58은행'의 발코니가 최근 떨어져나간 것이다. 현재 이 건물은 중구요식업조합이 사용하고 있는데, 전말이야 어떻든 조합측과 중구청의 사전 조치가 미흡했음을 지적치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중구청은 이를 공시지가로 매입하여 특수 박물관 등으로 활용코자 했고, 조합 측은 "구에서 매입하겠다고 한 금액으로는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 없어 그를 거절해 왔다"며 공방을 벌여 왔는데, 이 대목에서 문득 문화 선진국 프랑스의 정책을 떠올리게된다.
▶우리나라에선 난리가 나겠지만, 프랑스에서는 정부가 문화예술상 필요하다면 민간의 땅이나 건물을 시가의 1.5배를 주고 강제 매입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십 수 년 전이다. 제도의 정비는 물론이거니와 건축 문화재의 공개념 인식도 더욱 확산시켜야겠다.
/인천시립박물관장
2015년 05월 18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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