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인하대역(仁荷大驛)(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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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3.20)
조우성의 미추홀-인하대역(仁荷大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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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의 교명 '인하(仁荷)'는 '인천'의 '인'과 '하와이'의 '하' 자를 딴 것이다. 이에는 설립 배경이 담겨 있다. 두 번 다시 나라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2세를 제대로 교육시켜야 하고, 그 중에서도 수준 높은 과학을 가르쳐야 한다는 데 내외 동포가 동의했던 것이다.
▶하와이 동포들은 현지 중앙기독학원의 부지를 팔아 대학 설립의 종자돈으로 보내왔고, 인천시는 용현동 부지를 기부했으며, 인천 시민을 물론 전국 각지의 국민들은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보내왔다. '인하공과대학'은 온 동포의 열망을 담아 세운 사상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이었다.
▶필자가 광복 전의 민족대학이 '고려대학교'라면, 광복 후의 민족대학은 '인하대학교'라고 주장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초기 인하공대는 우리가 우리 손으로 인천 땅에 어엿한 대학을 세워 2세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면서 발 빠른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해(利害)가 하나가 돼야 할 대학과 지역사회가 겉돌고 있었다. 시는 연수구 신도시 이전 부지 문제 하나도 명쾌하게 해결해 주지 못했고, 대학은 대학대로 '수도권 대학' 운운 하면서 건학 정신이 무엇이며, 그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잊고 있었다.
▶모두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이를 해소할 방안은 지난날을 반추하며 지역사회와 인하대가 동일체임을 서로 인식하는 데 있다고 본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따듯한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대학 설립 때와 같은 마음으로 힘을 모아간다면 세상에 못할 일이 무언가?
▶작은 일에서부터 관심을 나누어야 한다. 역명을 잘못 지어 비판을 받아온 코레일이 이번에는 인하대 앞 수인선의 역명을 굳이 '용현역'으로 정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용현동의 범위가 넓어 역사(驛舍) 지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본보의 보도에 수긍치 않을 수 없다.
▶실제 이용객의 대부분이 '인하대생'일 역의 이름은 마땅히 '인하대역'이 돼야 한다. 고식주의에 젖어 별 생각 없이 명명한 '용현역'을 수수방관할 수는 없다. 이번 역명 개정 운동은 '인천사랑, 인하사랑'의 시금석이 될 것 같다. 역사는 작은 일에서부터 싹을 틔운다.
/주필
2015년 03월 2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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