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대기업(大企業)(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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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3.25)
조우성의 미추홀-대기업(大企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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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롯데그룹이 부산 지역을 유통의 허브도시로 육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5년간 경쟁력 있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총 2300억원의 창업 지원 펀드를 지역의 여러 기관과 함께 조성할 방침인데, 그 가운데 롯데그룹은 총 650억원을 감당하겠다고 했다.
▶해운대구에 설치할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사물인터넷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과 유통 경쟁력을 결합시켜 혁신적인 창업과 성장의 거점으로 육성하고, 상품성 제고 노하우와 전문성을 활용한 상품 기획,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 판로 개척 등을 패키지로 지원할 계획임을 밝혔다.
▶말만 들어도 흐뭇해지는 소식이다. 거기에 덧붙여 롯데그룹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영화의 도시로 부상한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부산을 영상, 영화, 창작의 중점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토착 대기업인 롯데그룹에 의해 '부산'이 바야흐로 '신 르네상스 시대'를 맞게 된 듯싶다.
▶그 같은 롯데그룹의 지역 투신(投身)은 여타 대기업이 귀감으로 삼아야 할 예다. 기업의 출생을 돕고, 그만큼 성장하도록 이끌어준 지역민을 수구초심으로 잊지 않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뿌리를 깊이 내려 모진 풍우에도 쓰러지지 않으려는 지혜로운 생존 비책이기도한 것이다.
▶용비어천가에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뮌다" 하지 않던가? 그러나 그 같은 착근의 이치를 모르는 대기업이 우리나라에는 허다하다. 지역이라는 토양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그때그때 찬란해 보이는 햇빛만을 쫓느라고 허리가 휘거나 부러진 그룹이 어디 한둘이었던가?
▶이번에 부산에 '올인' 하는 롯데 그룹만은 못하다 하더라도, 울산 지역에서 지역민들의 따듯한 신망을 얻고 있는 현대그룹이나 수원 지역에서 삼성 계열사들이 꾸준히 벌이고 있는 각종 지역사랑운동은 대기업과 지역이 어떻게 공생할 수 있는가를 산뜻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인천에서 태어나 성장한 대기업들은 출생지조차 잊고 사는 모습이다. 아예 인천 태생임을 내외에 숨기거나 혹은 땅을 팔아 챙겨 떠나고, 총수 자신이 시민에게 약속했던 제 그룹의 '역사관 건립'마저 감감 무소식이다. 뿌리를 모르는 행태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주필
2015년 03월 25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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