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꼭 해야 할일(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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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2.25)
조우성의 미추홀-꼭 해야 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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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시의 확대간부회의 석상에서 유정복 시장이 작심한 듯, 관행적으로 써 오던 행정구역 명칭과 관할구역의 모순을 바로잡자고 주문했다는 보도이다. "동구는 현재 인천의 가장 서쪽에 있는데, 서구를 지나야 동구로 갈 수 있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 간, 시정을 맡아온 고위 간부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해진다. "수십 년 전 인천이 중ㆍ동ㆍ남ㆍ북구로 나뉘어 있을 때, 서구를 연희구나 검단구, 서곶구 등으로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는 문제제기에 유구무언이었을 거라고 지레 짐작하게 된다.
▶혹자는 그깟 행정구역명, 관할구역의 모순이 무슨 대수냐고 하겠지만, 결단코 그렇지가 않다. 공자의 '정명론(定名論)'을 들지 않더라도,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세상만사 되는 게 없다는 것이 역사의 큰 교훈이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맨 처음 가르치는 말이 온갖 사물의 이름이다.
▶이름을 통해 사람은 사람과 관계를 맺게 되며, 학문의 뜰을 거닐게 되고, 관계의 관계가 쌓여 사회를 이루는 것이니, 인간이든 사물이든 그에 맞는 이름을 부여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떤 게 바른 이름일까? 한마디로 상식에 어긋나지 않으면 된다고 본다.
▶행정구역을 '방위식(方位式)'으로 갈랐던 행정 편의부터가 상식에 준거하지 못한 일본식 명명(命名)의 답습이었다. 지금의 '중구'는 지리적으로 인천의 한가운데가 아닐 뿐 아니라, 중심지도 아니다. 중구를 옛 이름을 따 '제물포구'라 한다면 그런 비상식은 일거에 해결된다.
▶마찬가지로, 남구는 인천의 수구(首區)로서 문학구로, 동구는 화도구, 송림구 등에서 주민투표로 택일하면 구 이름 자체로써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구민의 가슴 속에 따듯하게 되살려 낼 수 있으리라 본다. 누가, 왜, 인천의 꽃을 '장미'로, 나무를 '목백합'으로 정했는지도 의문이다.
▶그 같은 명명행위가 지역민들의 정체성을 와해시키는 또 하나의 의미론적 함정임을 적시한 것은 모든 일에 실사구시를 하자는 뜻에서 존중돼야 한다. 서쪽이 아닌 곳을 모두 서쪽이라 일컫는 '착오의 시대'는 청산돼야 한다.
/주필
2015년 02월 25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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