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인천' 술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5. 1.21)
조우성의 미추홀-'인천' 술
(1277)
술은 인류사와 맥을 같이한다. 연구가들은 과즙을 발효시켜 만든 과실주가 먼저 나왔고, 목축을 시작하면서 가축의 젖을 원료로 한 유주(乳酒)가, 일정한 지역에서 농업을 하면서 비로소 곡물로 술을 만들었다고 추정한다. 소주나 위스키는 먼 후대에 제조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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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각기 다른 자연과 생활에서부터 지역 특유의 술이 빚어졌다고 말한다. 그를 '전통주'라 일컫는데, 일제강점기에 나온 '조선주조사(朝鮮酒造史)'에서는 우리 술의 종류를 탁주, 약주, 소주라고만 소개하고 있다. 매사 그랬지만, 일제에 의해 전통주의 맥도 잃었던 것이다.
▶1934년 당시 전국의 주류 제조장은 청주 121, 소주 442, 조선주 683, 기타 21개소 등 4,267개소였고, 인천 지역에는 1919년에 생긴 조일양조(주)의 '금강학(金剛鶴)'과 증전옥(增田屋)상점의 '선학(鮮鶴), 심견인시(深見寅市)의 선학(誠鶴) 등이 알려져 있었다.
▶한국인으로는 우각리의 최석두, 송림리의 최승우, 내리의 박창원, 용리의 박건양, 화방ㆍ산근정의 장인영, 대화양조, 강화 부내면의 강화주조(주), 길상면의 김학제, 하점면의 이동승, 송해면의 오선희 등이 탁주, 약주를 생산했고, 최승우는 연 1300석의 소주도 출하했다.
▶'인천의 술'로 알려진 것은 1980년대 말 이후의 '소성주(邵城酒)'와 강화의 가시오가피주가 아니었나 싶다. 그 외에 어떤 것이 있었는지는 몰랐는데, 연초에 본보를 통해 강학모 사장이 출시한 지역 특산주 제1호 '삼양춘(三釀春)'의 존재를 알았다.
▶오랜 연구 끝에 물과 전통 누룩, 강화 섬쌀을 "세 번 빚고, 옹기에서 100일 저온 숙성한 발효주"여서 "부드러우면서도 알싸하고, 톡 쏘는 맛이 일품"이라는 평이다. 두어 잔 마시면 취기가 온몸을 감싸지만, 정신을 놓치는 법이 없고 다음날 숙취가 전혀 없는 세칭 '앉은뱅이 술'의 전형이라고 한다.
▶'지역화'가 사회 전 분야의 절박한 화두로 떠오른 지 20년이 된다. 삶의 중요한 부문인 의식주에서 내 것의 가치를 찾는 일도 '지역화'이자, '인천 재발견 사업'의 하나라고 본다. '먹는 것을 소홀히 하는 이는 인생도 대충 사는 사람'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주필
2015년 01월 21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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