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고등어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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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1.23)
조우성의 미추홀-고등어
(1278)
"육류는 사람이 사육해야 하나, 어류는 자연이 사육을 맡고 있는 천부의 자원이므로 칼로리로 따지면, 회수효율(回收效率)이 100%인 천혜의 식품이다. 일차적 식품뿐만 아니라 건작(乾作), 자반, 젓갈 같은 식품은 우리 주식인 쌀밥에 가장 알맞은 부식 구실을 하고 있다"
▶저술가이자 미식가로서 생전에 '먹는 재미, 사는 재미'라는 식문화 연구서를 낸 신태범 박사의 어류 예찬이다. 신 박사는 "같은 동물성 식품인 육류보다 종류와 미각에 있어 비교가 안될 만큼 다양하여 미각의 보고라 할 수 있다"며 그중 대중어로는 단연 '고등어'를 꼽았다.
▶고등어는 동국여지승람에도 등장하는 오랜 역사를 지닌 어류로 원래 이름은 '고도어(古刀魚)'였다. 같은 책에서 날을 잘 갈아 세운 '은빛 칼' 같은 '갈치'를 '도어(刀魚)'라 한 것을 보면, '고도어'는 검푸르고 두툼한 모양새가 마치 부엌에서 쓰던 옛 칼 같아 붙인 이름 같다.
▶'자산어보'에서는 '등에 푸른 무늬가 있다'는 뜻에서 벽문어(碧紋魚)라 했다. 오늘날엔 "등이 둥글게 부풀어 올라 있다"는 데서 유추된 것으로 뵈는 '고등어(高登魚)'가 일반적으로 쓰이지만, 이름이야 어떻든 간에 사시사철 밥상에 오르는 맛과 영양 만점인 생선이다.
▶인천의 유명한 밥집들 메뉴 가운데도 '고등어조림'이나 '구이'가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옛날 내륙 지방에 내다팔기 위해 잡자마자 소금에 절여 독특한 별미를 만들어 낸 안동 지방의 '간고등어'도 주부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숙성시킨 맛은 역시 생물만은 못하다.
▶생전 어느 해, 마산 어시장에서 '난데없는 구복(口福)'을 누리셨다는 신 박사는 "고등어는 흔해빠진 천한 생선이긴 하지만, 물에서 갓 나온 이것은 한물간 고급어는 저리 가라 할 만큼 천하일미였다"고 한다. "갓잡은 고등어는 천하일미"라는 말씀을 쫒아 시식을 좀 해 봐야겠다.
▶최근 고등어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개선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가·사회 전체가 어수선한 게 그런 증상이 꽤 심각한 것 같다. 차제에 '범국민 고등어 먹기 캠페인'을 벌이면 어떨까?
/주필
2015년 01월 23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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