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도화지구(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5. 1.26)
조우성의 미추홀-도화지구
(1279)
인천 발전의 축은 누가 뭐래도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연수구 신도시이다. 우리는 지난 30여년간 이를 '트라이포트'라 했다. 라틴어로 '트라이'가 '셋'을 가리키고, '포트'는 영어로 '항구(港口)'이니 인천이 우리나라의 하늘과 바다와 땅의 거점이라는 말이겠다.
▶처음엔 대부분 "그게 되겠어?" 하며 반신반의했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우리가 해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미흡한 점이 한둘이 아니긴 하지만 대한민국 어느 지역을 보더라도 3박자가 딱 맞아떨어지는 천혜의 땅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그에 가장 큰 기간(基幹)이 됐던 것은 부가가치가 높은 '땅'을 재생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섬과 섬 사이의 개펄을 대대적으로 매립해 조성한 것이고, 연수구 신도시 역시 옛 어촌계에서 조개를 잡으러 나가던 동춘동 앞 천해를 메워 만든 땅이다.
▶그렇게 '생태계의 허파'를 도려내어 만들어 낸 땅이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올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는 인식은 가져야 할 사안이었다. 그럼에도 인천에서는 큰 대가를 치르고야 겨우 얻을 수 있는 땅을 쉽게 아는 경향이 있다.
▶남구 도화지구, 전 인천대학교 부지는 여러 면에서 우리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인천을 꾸며갈 수 있는 단서를 던져준 기회의 땅이었다. 향후 수백 년이 지나도 도심 한복판에 그만한 크기의 땅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타당하다면 그 쓰임새에 대한 고민 또한 진중했어야 옳았다.
▶당장, 시 청사의 위치가 한쪽으로 치우쳐 많은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데다가, 어차피 비좁아 언젠가 신축해야 할 처지라면 시는 이미 개진되었던 '시청을 포함한 대단위 행정타운의 도화지구 이전안'을 적극 고려했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바람직한 '구도심재생사업'의 일환이 될 것은 물론이었다.
▶그런데 도화지구가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의 첫 사업지로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무리 형편이 궁색하다 해도 시는 인천의 100년 앞을 내다보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 귀한 땅에 또 아파트나 짓겠다니 여간 답답한 노릇이 아니다.
/주필
2015년 01월 26일 월요일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