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추돌 사고(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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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5. 2.13)
조우성의 미추홀-추돌 사고
영종대교는 아름다운 다리다. 미적인 수려함뿐만 아니라, 건축술도 빼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량건축상 등을 수상한 바가 있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 쪽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해풍 속의 짭조름한 바닷내와 함께 광활한 갯벌이 만들어 낸 이색 풍광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운전자의 마음은 늘 조마조마하다. 구간마다 경고판과 과속 단속 장치가 설치되어 있지만, 대부분 쌩쌩 달린다. 시속 100㎞는 쉽게 넘는다. 차선을 바꾸면서도 깜박이를 켜는 차도 드물다. 앞차를 바짝 뒤쫓아 가는 위험천만한 곡예 질주자도 흔하지 않게 보인다.
▶광역시 가운데 승용차 대수가 100만4160대(작년 11월 말 기준)로 가장 많은 인천의 교통 현장 모습이 이렇다. 총인구가 295만6000여명이니 시민 3명당 1대꼴로 승용차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시민의 교통안전 불감증이나 관계기관의 사고예방 대책은 두루 한심한 수준이다.
▶재벌은 차를 팔아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고, 국가는 세금을 걷어 들여 상부상조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소방차조차 들어갈 수 없는 무질서한 주택가의 주차난, 국민의 건강을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대기질의 오염, 도로 체증에 따른 에너지 자원의 낭비에는 속수무책이다.
▶그 결과는 여전히 우리가 교통사고 후진국이라는 불명예로 이어진다. 2014년 말 기준으로 차량 1만 대당 2.0명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OECD 가입 34개국 평균(1.3명)을 크게 웃도는 통계인 것이다. 과속, 신호위반, 끼어들기, 꼬리물기 등이 빚어낸 교통 성적표다.
▶그러면서도 '경적(警笛)'은 울려댄다. 서로에게 '공격적인 운전'을 하는 것이다. 20대의 경우에는 하루의 경적 횟수가 1.07번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선진국에서는 듣기조차 어려운 경적 소리에 서로가 놀라는 현실이다. 오죽하면 "저도 제가 무서워요"라는 말을 차창에 써 붙이고 다닐까?
▶안갯속 영종대교에서 차량 106대가 연쇄 추돌해 2명이 사망하고, 73명이 부상당한 사상 최악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5개면에 걸친 본보의 관련 기사를 읽으면서, 착잡함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범국민적인 교통생활의식의 대전환이 있어야겠다.
/주필
2015년 02월 13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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