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종설(70회) 시론/기다림의 미학(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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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12.24)
시 론-기다림의 미학
/최종설 희망교육연구소 소장
많은 사람들은 연말이 되면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고들 한다. 물론 매년이 그렇지만 2014년은 특히 각종 사건, 사고가 많았고, 말과 탈이 많아 전 국민이 힘들었던 한해였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사고가 수많은 사람 특히, 수백 명의 고등학생들이 수장당한 세월호 사고였고, 군부대사고, 환풍기사고, 대리기사사건, 땅콩 회항사건 등, 내가 누군데 하면서 갑 질하는 사람들, 그리고 문제해결보다는 당리당약으로 싸움질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나라전체가 큰 중병을 앓고, 나라가 흔들리는 것 같은 불안한 한해였던 것 같다. 그래서 어쩌면 2014년을 아쉬워하지 않고 빨리 2015년이 오기를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평생을 그 무엇인가를 기다리면서 살아가는데 오랜 세월 빨리, 빨리 문화에 익숙해져서 여유와 너그러움, 은근함, 기다림에 미숙하다. 인간의 큰 죄가 조급함과 게으름에 있다고 하는데 교도소의 죄인들이 그때 정말3분만 아니 1분만 참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고 후회를 많이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조급해 하지 말고 기다림의 미학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물은99도에서 끓지 않는다. 100도가 되는 순간에 끓는 것이다. 그것을 못 참고 불을 끈다면 우리는 영원히 물을 끓일 수가 없다.
천주교회에서 매년성탄절 4주전을 대림절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바로 구세주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기도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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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생을 무엇인가를 절박하게 기다리면서 사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결과만 생각하는 사람이아니라 기다리는 과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 참고 인내하는 사람, 무엇인가 여유와 너그러움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운전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지 못해서 사고가나고, 벌금을 내고, 욕을 먹곤 한다. 신호대기 중에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앞차가 가지 않으면 경적을 울리면서 욕을 해대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러나 2,3초만 기다려주면 앞차가 비상깜빡이를 켜면서 미안하다는 표시를 한다.
사실 우리 인생자체가 찰나인데 2~3초는 너무도 짧은 시간이다. 그런데 그2~3초 때문에 사고가 나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노아는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배를 만드는데 120년이 걸렸고, 모세도 광야에서 40년을 기다렸듯이 우리도 오랜 기다림 끝에 축복이 온다는 것을 믿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보통 대부분의 나무는 뿌리와 함께 줄기도 자라지만 대나무는 죽순이 시작되기 전에 뿌리를 내리는 데만 2~5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 후에 죽순이 나오는데 나오기 시작하면 하루에50~80㎝가 자란다.
또한 여름날 그렇게 맹렬하게 울어대는 매미도 성충이 되기 전에는 애벌레로 땅속에서7년을 지내고, 7년의 긴 기다림 끝에 단7일을 사는데 그7일 동안에 짝짓기를 하기위하여 그렇게 울어댄다고 한다.
기다림은 결과이고, 성숙이고 인격이고, 믿음이다. 이제 우리는 기다림의 미학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살인자, 흉악범 등을 보면 귀신은 뭐하는지 몰라 저런 사람 안 잡아가고 하면서 그 사람을 인간의 잣대로 판단하고, 심판을 한다. 그러나 하느님은 한 인간을 심판하고, 판단하실 때 그 사람이 죽는 날까지 회계하고 참사람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인내하고 참고 기다려 주신다고 한다.
그렇다 요즘 우리사회는 너무 조급하게 자기기준으로 판단하고,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면서 숨 가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모두가 내 탓이 아니라 남의 탓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무엇인가 신중하게 깊이 생각을 하고 구세주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조용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삶이 진정 축복받은 행복한 인생이 아닐까 생각해보면서 정말로 다사다난했던 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갑오년을 보내면서 을미년을 기다림의 미학으로 맞이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2014년 12월 24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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