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쓰레기 '상생'(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4.12. 8)
조우성의 미추홀-쓰레기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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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남긴 가장 오래된 쓰레기는 조개이다. 식량으로서 조개를 채집해 먹은 것은 구석기시대부터지만, 전 세계적으로 조개무지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약 1만 년 전이라고 한다. 조개무지에는 조개류만이 아니라 쓰다버린 석기와 토기, 일용품 등도 있었다고 한다.
▶쓰레기장은 그때부터 이미 존재했었다. 그러나 쓰레기 문제로 부족 간에 다툼을 벌인 것 같지는 않다. 양이 많지도 않았고, 자신들의 주거지에서 좀 떨어진 일정한 장소에 내다버렸기 때문이다. 음식물 찌꺼기가 있었다 해도 용출수나 해충의 피해를 피할 수 있었으리라 싶다.
▶사회공동체적 인식이 정착되기 전에도, 제가 만들어 낸 쓰레기는 제가 처리한다는 불문율은 유효했다. 귀찮다고 제 집 쓰레기를 남의 집 담벼락에 밀어붙이거나, 심지어 남의 집 안마당에 투기하는 일은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 일종의 묵시적 사회 협약이었다.
▶그것이 인구의 집중화, 경제적 우위권의 행사, 도시행정의 지혜 빈곤 등에 의해 깨진 것은 큰 화근이었다. 과거 인천시의 자업자득적인 측면이 없지 않지만, 아무런 자구적 대책 없이 온갖 쓰레기를 집단투기로 밀어붙이고 있는 서울과 경기도의 태도가 온당하다고도 할 수 없다.
▶굴업도에 핵 폐기장을 건설하려고 했던 때, 정부 측 모 인사가 핵 폐기장이 안전하다고 강변했던 일이 생각난다. 핵폐기물은 미수에 그쳤지만, 오만가지 쓰레기는 인천에 내다버리고, LNG, 석유, 석탄 등 '환경 파괴 화물'은 인천에서 모두 받아달라니, 무슨 경우가 그런가?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너도나도 '상생(相生)'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대부분은 '가식적 상생'이라는 게 드러나곤 했다. '상생'이란 적어도 '악어와 악어새' 같은 관계라도 유지돼야 쓸 수 있는 공존의 단어다. 상대를 쓰레기더미에 밀어 넣는 '상생'은 어디에도 없다.
▶유정복 시장이 수도권 매립지의 매립 종료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장이 느닷없이 "인천 시민께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상생 방안'이란 것도 내놨지만, 그것이 유효기간이 지난 '수사(修辭)'임을 인천 시민들은 꿰뚫고 있다.
/주필
2014년 12월 08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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