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세습(世襲)(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4.11.14)
조우성의 미추홀-세습(世襲)
(1249)
인간은 평등하다. 따라서 인간이 모여 사는 사회는 평등해야 한다. 수많은 이들이 그렇게 말하고, 또 기록해 왔지만 '평등'은 신화였을 뿐이다. 그 신기루 뒤에 웅크리고 있던 현실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교묘한 방법으로써 '불평등'을 구조화 하고 있다.
▶그 기제는 '세습(世襲)'이다. 경제적 관점에서 세습은 불평등의 틀을 공고히 하는 악습이다. 그에 의한 자본의 축적이 불평등을 몰고 와 결국 세계는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19세기로 돌아가고 있다고 경고한 이가 '21세기의 마르크스'라고 불리는 '피케티'이다.
▶지난 12일 새얼문화재단 주최 제343회 아침대화에서 장경덕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이 행한 '피케티 현상과 한국 사회'란 강연을 들은 필자의 투박한 요약이다. '경제'의 '경'자도 모르는 일개 서생의 수준낮은 이해력이겠지만, '세습'의 문제점만은 알 수 있을 듯싶었다
▶"돈이 돈을 버는 속도인 자본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보다 높아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이론에도 크게 공감했다. 그러나 누진적 소득세, 글로벌 자본세, 상속 증여세 강화만으로 '인간 평등의 실현'이 가능한 것인가는 의문이었다. '불평등'은 경제 문제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습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사회를 윽 죄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 사회의 상당 부분을 쥐고 흔드는 재벌 총수들은 그 아들과 손자에게 불로소득의 거대 자본과 그로부터 파생된 금권을 물려주고 있고, 그 과정에서는 혈육지간의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자화상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어느 분야보다도 정의로워야 할 종교계도 세습 만연이다. 아버지 목사가 아들 목사에게 영적 권세를 물려주고, 심지어는 건물 평수, 신도 수 등을 따져 교회까지도 사고판다. 자본, 권력, 신분, 명예 등등 모든 걸 세습하거나, 매매하는 세상인 것이다.
▶이 천민자본주의의 천박함, 그를 극복할 사회공동체적 가치관의 부재 등이 궁극에는 사회의 '불평등'을 낳게 하는 것이 아닐까도 싶었다. 빌게이츠 같은 '가난한 세계의 재벌'들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 이상을 기부한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의 활동 등이 더 돋보이는 오늘이다.
/주필
2014년 11월 14일 금요일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