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차, 2천만 대(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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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12. 1)
조우성의 미추홀-차, 2천만 대
(1256)
언제부터 인천에 자동차가 운행되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1908년 인천부가 우마차 관리규칙을 공포했던 것을 보면, 아직은 인력거 정도가 겨우 오갔던 게 아닐까 짐작하게 된다. 황제의 어차(御車)인 미국산 포드형 승용차를 구입한 게 1911년이었으니 말이다.
▶1914년 인천부와 경성부가 시가지에 도로 원표와 1, 2등 도로를 지정하고, 3년 뒤 한강인도교를 준공하면서 '자동차 취채규칙'을 공포한 것은 부유층 사회에 승용차가 보급되기 시작한 정황을 말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1918년 경성의 승용차가 212대였다는 기록이 있다.
▶인천에서는 1919년 8월 '별부자동차부'란 회사가 승용차 영업을 시작했다. 이어 '조일자동차부'도 등장했다. 영업용 승용차가 거리를 나다니자 인천부는 1921년 12월 1일 자동차와 자전거에 선전기를 꽂게 해 좌측통행을 선전했으나 역살(轢殺)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1924년 4월 27일, 월미도에 꽃구경 가는 손님을 태운 별부자동차부 운전수 함세환(24)이 유동 사는 신종석(13)을 치어 인천병원에서 응급수술을 했으나 사망했고, 같은 날 조일자동자부 운전수 하촌제(36)도 인천우편국 배달부에게 중상을 입혔다.(동아일보 1924. 4. 29)
▶그로부터 90년이 지난 오늘, 인천에서 운행되는 차량만도 올 11월 9일 현재 78만870대에 이른다. 이 중 승용차 55만4천764대인데, 교통법규를 제대로 안 지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운전자가 많다. '달리는 흉기'가 따로 없는데, 최근에는 언어폭력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차량 뒤편 유리창에 고착시킨 문자들 대부분은 "아이가 타고 있어요" 혹은 영어파들의 "Baby in car" 등인데, '아이'든, 'Baby'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고, 일부 운전자는 "저도 제가 무서워요", "여기, 까칠한 아이가 타고 있어요"라며 착한 운전자들을 심리적으로 윽박지른다.
▶세계 5위의 수출국이자, 2천만 대를 보유한 자동차 국가라고 하기에는 아직 운전 윤리의 기본조차 자리 잡지 못한 모습들이다. 교통사고 시, 하이에나처럼 몰려드는 '인간'들과 보험금을 노리는 '나이롱환자'를 당연시하는 세태는 제1의 망국병이다.
/주필
2014년 12월 01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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