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장애인AG가 남긴 것(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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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10.27)
조우성의 미추홀-장애인AG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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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폐회식. 땀과 열정으로 이어진 지난 1주일간의 축제가 아쉬움 속에 서서히 막을 내렸다. 41개국에서 온 6천여 명의 선수들이 펼쳤던 '도전'은 아름답고 값진 인간승리여서 그간 그들과 함께 해 온 이들의 가슴에 따듯한 감동의 물결이 일게 했다.
▶폐회식의 주제는 'Anytime, Anywhere(언제, 어디서나)'. "어떤 불가능의 벽이 우리 앞을 가로 막더라도 우리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우리 전통문화를 아시아에 각인시켜 준 '빛과 소리'의 흥성스런 잔치였다.
▶역동적인 흥을 느끼게 한 차전놀이, 경기장을 뒤흔든 반고무의 화려한 울림, 청아한 대금소리, 국적을 떠나 다함께 한 '하나가 된 선수들'의 입장, 오랜 시간 서 있기가 불편한 선수들을 위해 간이의자를 준비한 조직위의 배려 등이 석별의 시간을 더욱 아쉽게 했다.
▶이어 아시아장애인올림픽위원회 아부자린 위원장의 폐회사와 유정복 시장의 환송사는 개최 도시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인천이 '들러리' 같았던 아시아경기대회 폐회식 때와는 달리 관중들의 박수가 계속 이어졌던 것이 그같은 분위기를 웅변해 주고 있었다.
▶그러나 전 국민이 함께 해야 할 축제가 인천의 '동네잔치'처럼 폄하됐던 것은 300만 시민과 사회적 약자를 업신여긴 매체들의 안하무인격인 횡포에 원인이 있지만, 방송계에 아무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한 지역의 정치력 부재도 큰 요인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폐회식 날 밤 KBS TV 9시 뉴스와 스포츠 시간에도 장애인 AG는 찬밥 신세였다. "시청료를 받는 KBS만은 중계해야 하는 거 아녜요? 우리나라 선진국 되기는 아직 멀었어요" 경기장 근처의 식당 아주머니도 '국민 방송'을 통렬히 비판했다. 그게 민심이고, 국민적 상식이었다.
▶어쨌거나, 미디어는 외면했지만 잔치는 성공적이었다. 뒤에서 고생한 이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고마운 일이다. 이제, 마당에 쳐놓았던 차일을 걷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모두 마음의 백서를 쓰면서 AG를 반추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주필
2014년 10월 27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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