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동구(東區)의 문제(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4.11. 5)
조우성의 미추홀-동구(東區)의 문제
(1245)
십 수 년 전의 일이다. 동구 송현동 '달동네박물관'을 만들 때였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모두 동구에서 다녔지만,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수도국산엘 올랐다. 말만 듣던 '배수지'를 구경했는데,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든 것은 오히려 건너편에 자리 잡고 있는 제철소였다.
▶까맣게 모르고 있던 절박한 풍경이었다. 도심 한 복판에 어떻게 저렇게 큰 제철소가 수십 년간을 버티고 있었는지 의아할 밖에 없었다. 그런 생각은 얼마 안 가 의구심을 더 낳게 했다. 필자가 제철소 맞은편 산업용품 상가 3층에 사무실을 갖고 있던 어느 해 여름철이었다.
▶비가 줄줄 내리는 자정 무렵, 제철소 굴뚝에서는 대낮에는 볼 수 없던 연기가 하늘로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그 후 밤늦게 비가 오면 우정 밖에 나가 제철소 굴뚝을 바라보았다. 사정은 거의 마찬가지였다. 오염도를 측정할 방안은 없었지만, 대기질이 나쁠 것은 번연해 보였다.
▶그를 입증해 주듯, 본보는 "제철소 등 대공장이 밀집된 동구 송림측정소에서 지난 2011~2013년 측정된 미세 먼지, 이산화질소 등 대기오염 물질은 인천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미세 먼지는 3년 내내 환경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보도해 충격을 주었다.
▶그 후의 보도 역시 이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었다. "인천 지역 최대 암 사망률은 동구로 나타났다. 동구는 '연령 표준화 사망률'이 10만 명당 162.1명으로 인천 평균(133.3명)보다 약 30명이나 높았다. 동구에서 가장 높은 암 사망 원인은 폐암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구가 안고 있는 과제는 큰 공장들에 대한 환경 대책뿐만이 아니다. 사회적 인프라가 부실해 주민의 일상적 삶의 질도 심각한 수준이다. 전국 어느 도시에나 있는 '정규 영화관'이 한 곳도 없고, 그 흔한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조차 찾을 수가 없다. 없는 것이 또 있다.
▶다른 구에는 있는 구 발행 구사(區史)도 없고, 문화원도 없다. 일본 냄새가 풀풀 나는 구(區) 명칭도 민망하다. 그러고 보니, 당장 개선해야 할 게 하나둘이 아니다. 주민들이 이 같은 현실을 각성하고 나서는 수밖에 없다. 지금이 바로 심기일전할 때이다.
/주필
2014년 11월 05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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