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러시아 문주 (門柱)(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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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10.10)
조우성의 미추홀 - 러시아 문주 (門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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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시민이 '2014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라면서 연일 노심초사하고 있을 때, 인천시 중구청은 소리 소문 없이 '도시공간 디자인' 빵점이자, 또 하나의 '건축적 오점'이 돼 후손의 역사인식을 오도하게 할 소형 금빛 '문주' 두 개를 연안부두 광장 입구에 세웠다.
▶인천에 '러시아 문주'라니? 그 같은 몰상식한 상상력은 중구청 앞에 세워놓고도 치울 생각을 안 하고 있는 일본의 상업적 기원물인 '손 흔드는 고양이'와 식민시대의 착취문화와 퇴폐적 기생문화의 '소도구'였던 '인력거'를 설치한데서 보았지만 역시 어처구니가 없었다.
▶대체 러시아와 일본에 관련한 일련의 설치물을 건립하자는 발상은 누가 하는 것이며, 어떠한 자문을 거쳤는지 공개적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의 '문주' 건립은 한 세기 전 일본과 러시아가 인천에서 자행했던 제국주의적 군사행패까지 떠올리게 해 혈압을 높인다.
▶1904년 저들은 '대한제국'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인천항 내항에서 방자한 전투를 벌였는데, 그것이 소위 '러일전쟁'의 전초전인 '제물포해전'이었다. 그 전쟁에서 이긴 일본이 우리를 식민지로 삼아 35년간 피눈물 나는 온갖 박해와 경제 침탈을 했던 것이 역사의 진실이었다.
▶제 나라를 먹겠다고, 제 나라 내해에서 강국들이 벌인 전투를 기념하는 '추모비'를 세워준 국가가 세상천지 어디에 있는지도 금시초문이지만, 그걸 무슨 '관광자원'입네 하며 역사에 개칠을 계속하고 있는 중구청이나 그걸 수수방관하고 있는 시정부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매년 2월 러시아가 인천 해상에서 자폭한 '바략' 호와 똑같은 이름의 순양함을 보내 벌이는 해상 추모행사에 동참하고 있는 것 자체가 국민의 자존심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인데, 그도 모자라 '페테스부르그 광장'이라는 이름의 엉뚱한 공간을 만들고, '문주'까지 세웠으니 가관이다.
▶중구청 관계자들은 패배와 승리를 서로 잊지 않고, 오늘도 범국가적 애국주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일본의 음흉한 속내를 알아야 한다. 국민의 자존심까지 팔아가며 외화를 벌어들이겠다는 발상은 그만 접어야 한다.
/주필
2014년 10월 1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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