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류청영(57회) 열린광장/행복한 노년(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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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4.10.10)
열린광장/
행복한 노년
/류청영 인천황해도민회 회장
▲ 류청영 인천황해도민회 회장
늙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좋은 의미에서 숙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곰삭은 김치, 잘 익은 술은 맛이 좋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멋이 드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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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격언에 “젊은이는 빨리 걸을 수 있지만 노인은 지름길을 안다”고 했다. 노인은 경륜을 의미한다. 하지만 노인이라는 것은 죽음에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을 의미함을 부인할 수 없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요즈음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삶의 출구전략인 웰다잉은 어떻게 인간다운 모습으로 존엄을 지키며 편안하게 세상을 떠날까를 생각하는 것이다.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암환자에게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아프지 않게 죽었으면 좋겠다. 영정사진을 찍겠다. 가족과 여행을 하고 싶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등 마지막 소원이 각각 다르다. 삶을 살아가면서 암환자들이 말한 마지막 소원을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 또한 후회 없는 삶을 사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죽음에 이르는 원인 중에 가장 많은 것이 암이다. 암에 걸리지 않으면 오래 살 수 있다. 암은 왜 걸릴까? 인체는 약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는데, 매일 4억 개의 세포가 죽고 4억 개의 세포가 새로 생겨난다.
그 중 암세포가 약 4천 개가 생긴다고 한다. 인체가 가지고 있는 면역력으로 암세포가 번성하지 못하게 누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면역력이 약해진다. 35세부터 매년 약 3%씩 면역력이 줄어든다고 한다. 노화, 담배, 나쁜 음식, 세균 등으로 인해 암세포가 발생하는데 노화야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금연, 소식, 운동을 하면 암에 걸릴 확률은 낮아진다고 하니 건강한 노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들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과거에는 99.88.234하면 좋겠다고 하던 것이 지금은 99.88.231한다고 한다. 99살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다가 4, 죽으면 좋겠다고 하던 것이 2~3일 앓다가 1, 일어난다고 한다.
그만큼 수명이 늘어난 것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경제 발전과 의료기술 발달로 우리나라 사람의 수명은 반세기 만에 20년이 늘어났고, 앞으로는 수명이 더 늘어나 100세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토를 다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면 행복이란 무엇일까? 삶에서 기쁨과 만족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라고 한다. 행복의 요건이 무엇이냐고 초·중학생에게 물었더니 화목한 가정이라고 하고, 고등학생은 돈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돈이 많으면 과연 행복할까?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한 재미있는 조사가 있다. 미국에서 100억 원 이상 복권에 당첨된 21명을 추적해서 당첨 1년 후 행복감을 조사했더니 복권에 당첨되지 못한 사람과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나 돈이 행복과 무관한 것은 아니다. 돈은 생존에 절대로 필요하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행복할까?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사람, 있는 그대로 주어진 자기 환경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 낙관적으로 그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부자는 어떤 사람일까?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가진 것에 만족해하는 사람이 부자다. 열심히 노력해 번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행복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있는 돈을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 등을 위해 사용하면 행복해진다. 경제학에 한계효용의 법칙이 있듯이 돈에도 한계효용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 같다. 행복에 돈이 필요하지만 돈이 많은 것에 비례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에 비타민이 필요하지만 한 통을 한 번에 먹는다고 해서 그만큼 몸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행복에 돈이 필요하지만 필요 이상의 돈은 행복과 무관하다.
항상 행복하면 행복할까? 항상 행복해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행복일까? 느끼지 못하는 행복은 행복이 아니다.
세상 살아가는 것이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도 모르게 무언가를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는 욕심 때문이다. 하루하루가 불안한 것은 무언가를 자꾸 채우려는 습관 때문이다. 비우고 낮추고 놓으면 행복해질 것이다.
2014년 10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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