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명량' 재론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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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8.18)
조우성의 미추홀-'명량' 재론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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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명량' 관람객이 16일 오전 11시 현재 1362만여 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이 몰림 현상에 부역(?)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신문, TV, 라디오, 인터넷 등 미디어였다. 영웅 만들기 일색이었다. 비평적 시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진보적 비평가 진중권 씨가 "졸작"이라고 한 후, 한국 영화사상 한국인이 가장 많이 본 '명량'이 논의의 대상에 비로소 올랐다는 것부터가 이상한 일이었다. "영화를 보고 온 사람들 사이에서 실망했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이 외레 기사거리였다.
▶'수작'과 '졸작'의 편에서 설전을 시작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진전인데, 그 중 눈에 띄는 견해는 진중권 씨가 "12척의 배로 130척을 물리치는 기적에 가까운 승리에 대해 역사적 기록은 매우 빈곤하죠. 바로 그래서 그 부분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워주기를 기대한 거죠"라고 한 부분이다.
▶그런데 그의 외국 친구는 "12척으로 130척을 이긴다는 게 말이 되느냐, 엄청난 프로파간다 영화를 봤다"고 했다는 것이다. 감독의 해전 묘사가 설득력을 잃자, 왜란에 대한 지식이 없는 외국인은 그것을 '애국적 프로파간다'로 볼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지금까지 관객 동원에 성공한 국산 영화의 대부분은 또다른 의미에서 프로파간다의 성공작이었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영화를 예술로 보기보다는 이데올로기의 선전 수단으로 삼아 왔고, 그를 서로 할용했던 것이다. 그 같은 영화관과 사업관은 생각보다 견고하다.
▶그런 관점에 의해 1960년대 학생들의 단체관람을 연상케 하는 사회적 단체관람이 수년 전 인천에서도 시도됐던 것을 필자는 기억한다. 시장, 국회의원,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특정 영화를 보자며 나섰던 것이 그 예의 하나이다. 최근 정치인들의 공개적 영화 관람도 같은 맥락이다.
▶동명(同名) 영화도 있었지만, 어쨌든 간에 '영화는 영화다' 대한민국 밖으로만 나가면 얼굴을 못 드는 영화들을 터무니없이 포장하는 것은 영화산업의 장래를 위해서도 꼭 재고해야 할 일이다. 애국심으로 영화를 보던 시대도 이미 지났다.
/주필
조우성 webmaster@incheonilbo.com
2014년 08월 18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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