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인간적 숙제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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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8.25)
조우성의 미추홀 - 인간적 숙제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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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 쇼크'의 주인공인 러시아 장교 유리 가가린이 지구에 돌아온 후 내뱉은 말은 "하늘에 하느님은 없었다"는 것이었다. 하느님의 실체를 인류사상 최초로 검증할 수 있었다는 듯 우쭐대며 한 극적 대사였지만, 그 충격파는 만만치 않았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기도하던 이들은 망연할밖에 없었다. 그 후 미국이 우주 개발에 박차를 가해 암스트롱을 달에 착륙시켰다. 전 세계가 숨죽여가며 그 장면을 지켜보았는데, 흑백 TV 속의 달은 옥토기도, 계수나무도 없는 무중력의 흙먼지 벌판으로 보였다.
그때 암스트롱은 "이것은 인간의 작은 발자국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다"고 했다. 유물론자와는 다른 견해였지만, 무엇을 위한 '도약'이었는지는 후에도 알 수 없었다. 수 십 년째 우주의 심연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보이저 2호가 그 같은 절망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아직까지 밝혀진 우주 안에는 우리 말고는 생명체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저 광막한 우주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며, 창조주의 사업이 비효율적인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이들이 늘어갔다. 그 무렵 칼 세이건이 '코스모스'를 들고 나와 존재론적 의문을 증폭시켰다.
다윈의 후배로 추정되는 영국의 도킨스는 들이대놓고 "우리가 침팬지의 친척이라는 것은 명백한 진실이다.
진화는 진실이고, 아담과 이브는 존재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인간이 공룡과 함께 살았다고 믿는 사람이 대체로 평균 40퍼센트"라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최초에 신이 우주에 시동을 걸었고, 모종의 심원한 목적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물리 법칙과 상수들을 조화롭게 부여함으로써 우주의 탄생을 경건하게 하였으며, 결국 우리 인간이 그 목적 안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다"고 현실을 인정했다.
그로부터 또 얼마 후, 미국의 우주인 중 상당수가 목사가 되었다는 일본 저술가 다치바나 다카시의 '우주로부터의 귀환'은 또다른 측면에서 인간 존재의 한계를 생각케 했다. 며칠 전, 교황의 큰 행차가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앞에 놓인 숙제는 여전히 산더미라는 느낌이다.
/주필
조우성 webmaster@incheonilbo.com
2014년 08월 25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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