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인천 9경(九景)(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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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9.26)
조우성의 미추홀 - 인천 9경(九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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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가 그간 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고, 국내ㆍ외 관광객에게 인천을 알리기 위해 실시한 '온라인 인천 9경 투표'의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의 명승은 '인천팔경', '서곶팔경', '덕적팔경', '용유팔경' 등 전통적인 '8경'에 한 곳을 추가한 '9경'이었다.
▶고래로 동서남북 사방과 북동, 북서, 남동, 남서 등 사우(四隅)를 합해 '팔방'이라 하고, 그 모든 길에 능숙한 이를 '팔방미인', 불교에서 깨달음에 이르는 바른 길을 '팔정도(八正道)'라 했으며, 그 길상의 숫자를 두루 써 조선을 '8도'로, 훈민정음의 자음도 '8종성'으로 나눴다.
▶유태인 못지않은 상재를 발휘해 온 중국인들도 '팔(八)'을 애용해 그 발음 [ba]가 '발재(發財)' 즉 '돈을 번다'는 뜻을 지닌 '발(發')의 발음 [fa]와 비슷하다면서 집착해 하다못해 자동차와 전화번호도 '팔(八)'이 들어가면 복을 받는다며 고가에 거래한다고 한다.
▶그처럼 숫자 '팔'을 상서롭게 여겼던 배경에서 명승지도 굳이 여덟 개를 골라 무슨무슨 팔경이라 했던 것인데, 본보가 이에 한 곳을 더 추가해 '구경'이라 한 것은 교통이 발달돼 그 옛날보다 돌아볼 수 있는 명승지가 더 늘었다는 시대적인 환경이 계재돼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명승을 바라보는 시각도 현대화됐고, 역사적 가치관의 변화도 이번에 여실히 반영되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인지도 1위였던 '자유공원'이 탈락한 반면, 강화 지역의 마니산, 전등사와 백령도, 석모도 등 섬 지역, 월미산, 차이나타운 같은 관광특구지역이 선정되어 눈길을 모은다.
▶그와 함께 인천국제공항, 인천대교, '송도국제도시'가 현대 명승에 올랐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중국, 일본, 부산 등지의 집요한 견제를 받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은 누가 뭐래도 인천의 미래 상징이요, 인천대교 역시 당당한 건축학적 '볼거리'라는 데 이의가 없겠다.
▶다만, 연수구에 대해서는 복잡한 감정이 든다. 국제도시가 '9경'에 든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왜색(倭色) 명칭인 '송도(松島ㆍ마츠시마)'만은 반드시 떼버려야 할 식민지 잔재임을 다시금 지적하고자 한다. 부끄럽지 않은 제 이름을 가질 때, 비로소 신 명승으로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필
2014년 09월 26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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