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엄마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4. 8. 1)
조우성의 미추홀 - 엄마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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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발달의 첫 단계로서 0세에서 2세에 해당한다. 이 단계의 유아는 입과 구강을 자극함으로써 만족을 찾고, 주위에서 들려오는 언어나 스스로의 정신적인 활동을 통해 세상을 경험한다."(사회복지사전ㆍ이철수 외공저) 프로이드가 말한 '구순기(口脣期)'에 대한설명이다.
▶구순기는, "만일그때 성격 발달이 고착되면 정신병의 원인이 된다"고 할 만큼 인간 발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말도 그 무렵부터 배우기 시작한다. 입과 구강을 움직이다가 무언가 소리를 내면 정서적 보상과 함께 젖까지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숨을 내쉬면서 두 입술을 한꺼번에 열었을 때 나오는 소리는 세계 공통이다. 우리 국어에서는 그를 순음(脣音), 즉 입술소리라고 하는데, 'ㅁ', 'ㅂ', 'ㅍ' 같은 자음이 그것이다. 이들은 가장 원초적인 음운(音韻)이기에 대부분이 가장 가까운 혈육인 부모를 가리킬 때 사용된다.
▶예를 들어 아버지, 어머니에 해당하는 영어는 마더, 파더, 독일어는 무터, 파터, 중국어는 빠빠, 마마이고, 엄마, 아빠에 해당하는 말은 마마, 파파(영), 무티, 파티(독), 마~, 빠빠(중)이다. 여기서도 일본은 예외여서 '오또상, 오카상, 지찌, 하하'라고 하니 여러모로 별난 인종이다.
▶어쨌거나,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입술소리말인 '엄마'는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 지닌 말이요, 커 가면서 비로소 그 사랑의 깊고 넓기가 하해와 같음을 알게 될 때 쯤에는 대부분이 또 '엄마'와 이별하고 난 다음이니, 세상의 이치가 어찌 그렇게 야속할까 싶다.
▶그래서 못다 한 '엄마'와의 꿈을 시인 소월은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고 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뜨거운 가슴으로만 부를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이름이'엄마'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엄마'의 이미지에 금이 많이 가고 말았다. 얼치기 방송들이 괴상한 작명으로 눈먼 떼돈을 번 구원파의 명칭을 그대로 인용한 때문이다. 대체 누구의 '엄마'란 말인가? 이처럼 '엄마'란 이름이 천하게 폭락한 적은 없었다.
/주필
조우성 webmaster@incheonilbo.com
2014년 08월 01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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