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명량' 유감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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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조우성의 미추홀-'명량' 유감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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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영화 관객은 그간 만들어져 왔다. '관객 1천만 명 돌파'라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보도해 온 매체들은 반성도 없이 화제를 양산해 왔지만 사실은 그뿐이었다. 이불 속에서 만세 부르는 형국이었다. 국민 너댓 명 가운데 한 사람이 보았다는 '명화'는 대개 '국내용'이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서로 격찬했던 영화들이 세계 영화시장의 1번지인 아카데미에는 입성조차 해 본 일이 없고, 할리우드에 적대감을 지닌 유럽의 영화인들에게 이따금 언급되는 정도였다. 하지만, 유럽에서 수상한 '세계적 명화'치고 국내 흥행에서 성공한 작품은 없었다.
▶세계시장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만들어져 소비되는 이상한 영화 소비 패턴은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 과거 관객 동원에 성공했던 국산영화들이 일정한 경향성을 바탕에 깔고도 묘하게 재벌과 손잡았던 데 반해, 이번에는 거기에 '항일'이 사회적 배경으로 첨가됐다는 점이 다르다.
▶일본의 아베 총리를 비롯한 극우파들의 망언과 광기에 가까운 혐한 시위,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모멸적 대응 등의 반작용으로 '일본을 신나게 쳐부수는 장군'이 카타르시스의 상징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금명간의 '1천만 명 돌파'가 설명될 것 같지 않다.
▶"명량의 61분짜리 해전 장면이 감동을 주었다"는 모 지의 선전성 기사도 귀에 안 들어온다. 세계 해전사에 드문 '대첩'이지만, 그렇다고 노를 저어 항진했을 전선(戰船)들의 속도가 모터보트처럼 물보라를 일으키지만, 노들이 헛달려 가는 모습들은 사실감을 떨어드렸다.
▶최민식의 연기에 눈길이 좀 가지만, 극적 구성의 미흡, 역사적 고증의 부실 등으로 감동과는 거리가 먼 '애국주의 영화'에 불과해 보였는데, 전 매스미디어가 동원되다시피한 물량주의 '선전술'에 의한 관객몰이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시점에서 한국 영화계의 병폐를 다시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부턴가 영화계에는 '비평'이 사라졌다. 주례사만 존재한다. 섣불리 떠들다가는 미디어가 외면하고, 평단에서 '왕따' 당하기 때문이다. 역시 저들끼리 벌이는 '리그' 영화판이다.
/주필
2014년 08월 06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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