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건축재단 포럼(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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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8.15)
조우성의 미추홀 - 건축재단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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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중구에서는 역사가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옛 개항장을 관광지로 조성하려는 과정에서 빚어진 의욕 과잉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대불호텔'의 복원 문제이다. 한때 '창조적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19세기 제국주의 상인들의 양관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대불호텔, 러시아·영국 영사관, 존스턴 별장, 세창양행 사택 등의 복원이 '인천의 정체성'을 살리는 길이라는 주장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같은 시도는 여러 지식인들의 반대로 불발됐고, 25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세웠던 시(市)도 입장을 정리했었다.
▶그 직후, 교계 일각에서 '대불호텔' 복원 의사를 또 밝혔었다. 선교사 아펜젤러 목사가 바로 이 호텔에 투숙했었다는 견해에 의한 것이었다. 선교의 출발지를 보존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 주장이었다.
▶아펜젤러 목사는 1885년 4월5일 보슬비가 내리는 부활절 날 아침, 질척이는 인천항 거리를 지나 '대불호텔'에 도착했다. 호텔은 일본인이 경영하고 있던 2층짜리 일본식 목조건물이었다. 그것이 뒤바꿀 수 없는 역사적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그 엄연한 증거를 간과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1888년 그 옆 부지에 신축한 서양식 3층 벽돌집 호텔에 아펜젤러 목사 부처가 머물렀다면서 그를 복원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시간상 결코 투숙할 수 없던 신축 호텔을 복원해 선교의 기념물로 삼겠다는 것은 아펜젤러 목사를 기리는 행위가 아닌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런데 최근에 다시 '대불호텔'의 복원 망령이 꿈틀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번에는 관광 자원의 하나로서 시도한다는 이야기였다. 문제는 사진엽서 서너 장과 손으로 그린 평면도 몇 장을 근거로 해 '복원'하겠다는 점이다. '문화적 상식'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도전인 것이다.
▶지난 월요일 ㈔인천건축재단(대표 구영민 교수)이 제1차 포럼을 개최했다. 발표자들은 중구청의 개항장 거리 조성, 러시아 거리 사업, 대불호텔 복원, 일본 고양이 설치 등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나섰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모두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주필
조우성 webmaster@incheonilbo.com
2014년 08월 15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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