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정체성' 세우기 (퍼온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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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7.18)
조우성의 미추홀-'정체성' 세우기
(1200)
인천은 장점이 많은 도시다. 누가 봐도 국내외적 지리 요건이 '동아시아의 허브(軸)'일밖에 없는데다가 조선왕조 이후 국가 관문으로서의 정치적 위상도 급상승하였다. 한 마디로 해방(海防)의 요충지이자, 외교의 전초기지가 되었는데, 최근 이 점이 더욱 더 강조되고 있다.
▶"제물포는 도성의 인후(咽喉)라, 이를 내주는 것은 곧 조선을 내주는 것과 같사오니 통촉하소서"라며 풍전등화와 같은 나라의 운명을 걱정했던 우국지사 최익현 선생의 절규가 그를 웅변할 뿐 아니라, 개항 초 영국, 러시아, 일본, 중국이 인천에 각기 영사관을 두었던 것 또한 그렇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오늘, '연수구 신도시'에 각종 국제기구가 들어서고, 21세기 우주항공의 시대에 세계를 향해 하늘을 연 '인천국제공항'이 9년째 세계 1등 공항으로서 자리매김해 온 것은 인천이 세계 속의 도시라는 자긍심을 심어준 상징적 변혁이었다.
▶인천항도 우리의 미래를 펴 나아가는 데 중대한 역할을 감당할 '트라이 포트' 가운데 하나이다. 근대화의 물결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우리나라 개화를 이끌었던 역사적 역할이 있었고, 향후 북한이 정상 국가가 되었을 때의 활약상 역시 예측하기 어렵지 않는 밝은 미래상이다.
▶이 같은 지리적, 역사적 환경과 노력들이 인천의 장래를 낙관적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그에 따라 인천은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 동포들과 각국 외국인들이 이주해 와 사는 국제도시가 됐다. 어느덧 이민의 나라 미국에 방불한 인구 다중의 '합중시(仁川合衆市)'가 된 것이다.
▶그로부터 인천은 자연스레 망국적 지역색을 뛰어넘는 해불양수적 포용성, 다양성, 역동성을 지니게 됐지만, 더불어 '지역의 정체성'이 희미해져 가는 건조한 도시로 변해가던 중이었다. 각종 선거에서 투표율이 전국 최하위권인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로 보인다.
▶그 같은 '정체성 상실'이 근본적인 사회문제를 불러들인다는 점에서 '정체성 세우기'는 우리 시대의 중요한 의제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다함께 '역사'를 추체험하고, '문화'와 '생활체험'을 공유하는 정책적 프로그램을 적극 펴나가야겠다.
/주필
조우성 webmaster@incheonilbo.com
2014년 07월 1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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