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축구 전통 살리기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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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7.14)
조우성의 미추홀-축구 전통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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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FC 감독으로 허정무 씨가 부임해 온 때였다. 프로축구에 대한 그의 업적은 구체적으로 잘 몰랐지만, 필자 같은 아마추어 팬들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의 감독을 맡은 것을 염두에 두면서 막연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허무했다. 명성을 앞세운 자만이 흘깃흘깃 엿보였다. 없는 살림에 거금을 들여 모셔왔더니, 시민구단의 재정을 고려하지 않고 값비싼 선수들을 불러들이면서 예산을 과거보다 배 이상이나 들게 했고, 성적은 계속해서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치의 미련도 없다는 듯이 인천을 떠났다. 속사정을 번연히 알고 왔던 그였을 텐데, 김성근 야구 감독처럼 땀 흘려 지역에 헌신해 주기는커녕은 뺑소니치듯 가는 걸 보고는 일종의 배신감을 느꼈다. 동시에 그가 사회지도자들 앞에서 천연덕스레 했던 말이 떠올랐다.
▶"축구계는 학연ㆍ지연 문제를 떠난 지 오래고, 부정 또한 있을 수 없다"며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그 후 축구계의 비리가 연일 터지면서 그의 말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월드컵 참패에 대해 "감독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실없는 변명을 했다.
▶복장 터질 일이었다. 세계의 유수 감독들이 경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줄줄이 보따리를 싸고 있는 마당에 여론과는 달리 홍명보 감독을 두둔했던 것이다. 그러더니 1주일도 채 안 돼 홍 감독과 함께 협회 부회장직을 사퇴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사필귀정이라는 생각을 했다.
▶원칙을 바탕으로 한, 투명하고 공정한 축구와 세대교체가 전제된 협회의 환골탈태가 이뤄지지 않는 한 우리 축구는 변방국일밖에 없다는 뒤늦은 반성을 하게 된다. 제 능력도 돌아보지 않고 국가대표 팀이나 지역프로 팀의 자리를 탐내는 이들의 거취도 팬으로서 주목하게 된다.
▶그나저나 1부 탈락 위기에서 혼신의 힘을 기울여 생존해 온 인천유나이티드FC를 잘 살려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우리나라 축구 도입지로서의 전통을 살리는 길이야말로 '인천의 정체성'을 바로세우는 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주필
2014년 07월 14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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