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역사인식(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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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6.18)
조우성의 미추홀 - 역사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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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에도 급이 있다. 단어의 뜻은 같지만, 남의 재물을 단순히 훔치면 '도둑', 떼져 약탈하면 흔히 '도적'이라 가려 부른다. 조선의 천재 교산 허균이 세상에 등장시킨 홍길동과 그 휘하들은 그와는 또 달리 '의적(義賊)'이라 한다. 도적은 도적이나 존경을 받는 도적인 것이다.
▶의적이 아닌 도둑과 도적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식으로 닥치는 대로 재물을 취한다. 예사롭게 사람까지 해친다는 점에서는 '악의 화신'들이라 볼밖에 없다. 그들의 취물(取物)은 대부분 탐욕의 소산이요, 그 재물들이 사람과 세상을 밝히는 데 쓰이는 일도 보기 어렵다.
▶더구나 도적떼가 남의 집 앞날을 생각해 가면서 '도적질'을 했다는 우화 같은 이야기는 동서고금에 없다. 그런데 유독 일본과 대한민국의 일각에서는 그 같은 괴설이 종종 나돌고 있다. 그것도 '학자(學者)'라는 고매한 탈을 쓴 이들이 주장하는 데는 경멸감을 느끼게 된다.
▶소위 '식민지 근대화론'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일부 학자들은 대학 강단에서 '상식' 이하인 '비상식'을 팔아 먹고사는 꼴인데, 자기 자신들만이 국가와 민족을 떠나 '가치중립적 사고'로써 세상을 판단한다는 심대한 착오를 범하고 있다. 대체 저들의 모국은 어디일까 묻고 싶다.
▶물론 자신들이 만들어 낸 '진리의 전당'에서 유유자적하며 살겠지만, 역사적 현실 속에서 뜨거운 피눈물을 흘리며 살아온 이 땅의 백성들에게 그 같은 주장은 같잖은 지적 허세로 보일 뿐이다. 그들의 언설은 대학 강당이든, 종교 교단에서든 용납하기 어려운 괴변이다.
▶신의 뜻에 따라 세상이 돌아간다고 믿는 종교인이 일제 만행과 동족상잔의 6·25전쟁 등을 우리 민족에게 내려진 시련이라 해 논란 중이다. 종교적 울타리 안에서 한 말이지만, 그를 일반화하기에는 사례와 비유가 투박하고 적절치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 여론이다.
▶아베 일본 총리가 '고노' 담화까지 검증하겠다고 나섰다. 그에 앞서 총리 후보자가 자중지란의 핵이 된 것 같아 여간 곤혹스럽지가 않다. 장삼이사가 아닌 종교인, 언론인, 정치인으로 행세하려면 국민이 가납할 수 있는 역사인식을 지녀야 한다.
/주필
2014년 06월 18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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