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고노 담화' (퍼온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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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6.23)
조우성의 미추홀-'고노 담화'
(1189)
일본인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타인에 대한 예절에 민감하다. 항상 상냥해 보인다. 초면이라도 생글생글 웃는다. 긍정적 대답인 '하이'를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흔히 일컬어지듯, 그들은 보여 지는 나와 내면의 내가 일그러지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산다. '다테마에(建前)'와 '혼네(本音)'의 차가 그것이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드러내지 않는 속내를 '혼네', 속마음은 묻어두고 겉으로 나타내는 명분을 '혼네'라 한다.
▶그 같은 표리부동을 만사에 인정하고 사는 게 그들인데, 그 이중적 평형이 흔들리게 되면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적으로 유별난 '이지메'를 발휘하거나, 차별적 광기를 표출하면서 서로들 '하나'가 된다. 1923년 관동대지진 때 자행된 조선인 학살도 그 같은 예의 하나로 보인다.
▶그러니 일본의 국가적 '다테마에'와 '혼네'가 무엇인지를 사사건건 가려 판단해야 하는 이웃나라들은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나마 국력의 우월감에 의해 나름대로의 균형을 유지하던 때와는 달리 근래 한국과 중국에 추격을 받고 있다는 위기감이 더해지자 또 광기를 연출하고 있다.
▶일본의 젊은 문학평론가 사토미나코(齊藤美奈子) 씨가 최근 '9월 도쿄의 거리에서' 라는 책을 내면서 "91년 전, 도쿄에서 벌어진 조선인 학살 당시 분위기가 현재와 유사해 놀랐다"고 한 인터뷰는 시사하는 바가 큰데, 일본 근현대사는 사실 그들도 '차별'의 희생자임을 말하고 있다.
▶한 예로 전 인구의 3%에 불과했던 '사무라이'가 다 자신의 선조였다고 착각하면서 사회적 복종심과 소심함을 체질화한 그들인데, 힘이 약한 외국인과 '피차별 부락민'을 철저히 따돌리고 있는국가병리현상을 보면, 일본이 정말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자국 안에 있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와 추종자들은 자국민의 눈을 줄곧 바깥으로 돌리게 하고 있다. 그 하나가 '고노 담화'의 무력화다. 일본 지식인들은 먼저 '복종사회'로부터 탈출해야 한다. 자신들이 정말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지를 반문해 봐야 한다.
/주필
2014년 06월 23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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