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시진핑의 '수사(修辭)'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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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4. 7.11)
조우성의 미추홀-시진핑의 '수사(修辭)'
(1197)
중국의 국가주석 시진핑이 지난주 한바탕 '중화(中華) 바람'을 일으켰다.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해 공동전선을 펴자며 임진왜란 때 명랑해전에서 전사한 명나라 장수의 이름까지 거론했다. 그러나 바르샤바 케토 추모비를 찾았던 빌리 브란트 독일 수상과 같은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한·중이 '문화적 공유국'임을 실감케 한 방문이기도 했다. 그간 인천의 원로들이 해 오신 말씀들을 시진핑 주석이 상기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국가적 열등감을 '군국 회귀(軍國回歸)'로 만회하려는 일본과는 달리 묘한 연대감을 느끼게도 했다.
▶제물포고를 일으킨 교육자 길영희 선생은 휘호를 즐겨 제자들에게 남기셨는데, 그 가운데 '백금매택, 천금매린(百金買宅 千金買隣)'이란 것이 있다. 분에 넘치게 '개 건너 대통령' 심재갑 선생이 필자에게 내려주신 휘호의 내용인데, 서울대에서 시진핑 주석이 같은 말을 했다.
▶한중 우호를 강조하면서 그는 "백금매옥, 천금매린, 호린거금불환(百金買屋, 千金買隣, 好隣居金不換)" 즉 "적은 돈으로 집을 사고, 많은 돈으로 이웃을 사지만, 좋은 이웃은 돈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 이웃을 황금보다 귀히 여겼던 양국의 전통적 가치관을 떠올리게 했다.
▶그런가 하면,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이 인구 구조의 특성과 그로 인한 인천의 장점(포용성)을 일러 '해불양수(海不讓水)'라 지칭했었고, 더불어 그 실천에서 '화이부동(和而不同)'을 강조해 왔던 것이 귀에 익었는데, 시진핑 주석의 강연에도 이 메시지가 담겨져 있었다.
▶그는 "천하의 하천을 받아들이는 바다처럼 포용적인 자세로 세계의 모든 소리를 경청할 것"이며 "화이부동과 다양성을 존중하겠다"는 대외 자세를 천명했다. 이웃나라를 귀히 여기고, 온 세계를 포용하며, 차이는 알지만 화평하게 살겠다니 퍽 감미롭게 들린다.
▶그러나 국제정치가 외교적 '수사'와는 달리 함정에서 먹이를 기다리는 귀신개미처럼 냉혹하다는 점을 망각할 수는 없다. 어제의 적이 오늘 동지가 되고, 적의 적이 아군이 되는 현실에서 과연 우리의 운명은 어찌될 것인지 걱정이 태산 같다.
/주필
2014년 07월 11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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